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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정 Dec 30. 2021

인생을 의지로 바꿀 수 있는 순간이 언제였을까?

창업전에 내가 가진 것들 돌아보기


 목표에 대한 집착이 강한 편이다. 사업을 하면서 목표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 점이 장점이 많았던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창업전에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고민을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창업전에 나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었을까?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열등감' '의지' '끈기' 였던 것 같다.


 오늘은 그중에서 '의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달리고 있던 차의 방향을 갑자기 바꿔야 하는 상황이 생겼던 경험이 있을까? 인생에서 내가 생각했던 길이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향을 바꿔야 하는 경험이 있을까? 나는 인생에서 처음 내 의지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있었다. '공부'였다.

 동네에 코너길에 목화가든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우리 집은 동네에 그래도 규모가 있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맞벌이 부모님이셨고, 나는 첫째 딸이었다. 첫째이긴 했지만 책임감이 강해서 동생들을 케어하거나 이런 성격은 아니었다. 어느 날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직전 IMF 때였고,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 독서실로 향했다. 공부를 잘해서 독서실을 다녔던 것은 아니었지만, 독서실을 다닌 다는 것은 내가 그 시간만큼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기에 독서실을 다니고 있었다. 그날 엄청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 '내가 지금 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이런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부모님께 뭐라도 기쁨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공부'였다. 고등학교 2학년 마지막 모의고사 등수가 반에서 뒤에서 5번째였다.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독서실을 핑계로 콜라텍을 갔었고, 친구들과 밖에서 놀았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친구들에게 선언을 했다. "나 오늘부터 공부할 거야. 이제 못 놀아."


 공부를 해보지를 않아서 잘해야 하는 방법을 몰랐다. 과목을 살펴봤다.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겠는데, 수학은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한테 수학학원만 보내달라고 했다. 가게를 정리하고 파출 일을 시작한 엄마였는데, 미안한 마음이지만 고3이 되는 딸이 얘기하니 안 들어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수학학원을 다녔고,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1등을 하고 싶었다. 뒤에서 5번째 하는 내가 갑자기 1등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내가 1등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했다. 학교에 제일 일찍 갔다. 교문이 열리는 시간인 7시에 등교를 했다. 0교시가 있던 시절이었기에 8시부터는 자율학습이 시작되었었다. 나는 7시에 도착해서 1시간 먼저 공부를 시작했다. 늦게 시작했기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열등감'이 있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수업을 듣고, 고3 때 급식을 먹었다. 도시락이 아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도시락이었으면 도시락을 못싸갔을 수 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석식시간 때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석식시간 1시간 학교 앞 분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1천원을 벌었다. 그리고 석식도 해결할 수 있었다. 용돈을 달라고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에 꽤 큰돈이었다. 그렇게 작은 성취감을 알았던 것 같다.

 뒤에서 5번째 하던 나는 반에서 11등을 했고, 그 해 수능을 망쳤지만, 성적에 맞는 대학을 갔고, 자퇴를 하였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재수학원을 다녔고, 다시 수능시험을 보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인생에서 결심을 하고, 내 의지로 나를 바꿔야겠다 결심했던 첫 경험이었던 것 같다. 가끔 힘이 들고, 다시 결심을 하고, 의지를 불태워야 하는 순간이 오면 생각이 나는 것 같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아닌 "고2 겨울을 생각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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