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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Dec 09. 2024

유능한 기술영업인이 꼭 내근을 해야하는 이유

a.k.a. 사내영업도 해야하는 이유

제목만 보고 들어오셨다면 의아하실 수도 있을겁니다. 고객에게 제품의 기술력을 팔아야 하는 기술영업 직무에서 왜 '사내영업'을 해야할까요?


'고객만족도'와 밀접한 사내영업

일례로 페인트 5말을 중요한 발주처에게 내일까지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플랜트 셧다운* 기간 중 보수를 위해 긴급하게 필요한 물량이었고, 물류 주문접수가 끝난 오후 3시에 주문을 받아서 공식적인 절차라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Shutdown: 플랜트에서 Overhaul, TA(Turnaround)기간이라고도 하며, 대규모 공장단위 가동중단을 일컫는다. 정해진 중단 시간 내에 중요한 보수를 끝마쳐야 하는 타임어택기간이기도 하다. 이 때 보수공정 하나의 딜레이는 전체 가동일정이 딜레이 되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주처 입장에서 일정준수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화학공단에서 1일 가동중단은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 수백억 단위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주문접수를 받는 물류팀에 들를 때면 주문접수 담당자에게 음료라도 하나 건내면서 인사를 나누고 회사 돌아가는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곤 했었습니다. 특히 영업은 주문을 직접적으로 받는 입장에 있다보니 향후 물량예측에 꼭 필요한 정보를 쥐고 있었고, 간혹 귀뜸을 해주면서 사전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해당 담당자는 제게 매우 우호적이었고, 주문접수가 비록 끝난 시간에 정말 중요한 고객사의 부탁이라고 간곡히 요청하니 '이번만이에요'라며 5말을 당일택배로 보내주었습니다. 


해당 페인트는 비록 발주처의 실수로 늦게 주문을 받은 건이었기에 내일 들어가지 못해도 발주처에서 굳이 저를 탓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어떻게든 보수기간 내에 작업을 끝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이를 계기로 '어떻게든 발주처를 도와주려는 영업'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탄탄한 신뢰를 쌓아 더욱 중요한 계약을 독점으로 따낼 기회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미리 물류팀 담당자와 얼굴을 붉히지 않는 관계를 쌓아두는 것처럼, 정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구할 정도까지 유관부서와 우호적인 관계가 수립이 되어있다면, 여러 부서의 협력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밑거름이 됩니다. 


내근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라

외근이 잦은 기술영업의 경우, 고객요청사항 쳐내기도 바쁘고 사내영업에 쏟을 에너지도 사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내영업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유관부서원들과 함께 식사하기

사실 팀원들과는 회식도 함께하고, 평소에 회의도 자주하면서 친해질 시간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다만 유관부서원과들과는 사내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사적으로 만날 일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거의 없습니다. 이럴 때 친해지고 싶은 타 부서원들과 어쩌다 시간이 겹친 척, 함께 점심식사를 해보면 어떨까요? 


보통은 선약이 있지 않은 이상, 구내식당에 가는 시간이 비슷하면 근처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 조금 더 관심을 보이며 얘기를 나누고 호감가는 인상을 남겨놓는다면 내 영업활동에 있어 유관부서의 도움이 필요할 때, 아예 안면이 없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편하게 도움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인사를 했었고 안했었고의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예를 들어, 물류마감 1분 전에 페인트 10말 나갈 재고만 남았다고 칩시다. 나랑 친한 물류담당자가 있다면 바로 전화해서 마지막 10말을 내걸로 킵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 겁니다. 만일 해당 물류담당자가 나보다 더 친한 영업이 있어 설령 내가 먼저 전화했어도 10말 물량을 다른 영업한테 줘야된다고 해버리면 사실 할 말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사내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인만큼 내 편을 많이 만들어놔야 고객에게도 책임질 수 있는 멘트를 던지기 편해집니다.


"해당 물량을 제시간에 보내주겠다.", 혹은 "제시간에 기술테스트 결과지를 받아오겠다."는 등 내가 뱉은 말에 책임을 지려면 유관부서의 도움은 필수적이고, 이런 유관부서원들을 최대한 누구보다 내 편으로 만들어놓는 게 사내영업입니다. 


업무 시간에 선물하기

보통 고객을 처음 만나러 갈 때, 빈손으로 가나요? 김영란법이나 뇌물수수 등의 행태에 민감한 경우가 아니라면, 인사치레 고객을 보러 가더라도 음료 하나 정도는 들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아무것도 주고받지 말라고 할 지언정, 음료 하나 건네는 영업사원을 좋아할까요? 명함만 그냥 주는 영업사원을 좋아할까요? 내가 고객이라고 생각했을 때 더욱 편하게 말을 걸 수 있는 영업사원은 분명 조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영업사원일 겁니다. 


사내에서도 이러한 방법론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내편'이라고 할 수 있는 유관부서원들은 사내에 있는 고객과 다름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외부의 진짜 고객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도, 투자할 이유도 없지만 내가 건네는 따듯한 말 한마디, 사탕 하나, 그저 잠시 들렀을 때 건네는 사내 판촉물 100원짜리 펜 하나에 고마워 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영업에서만 알고 있는 정보를 귀띔해준다거나 하면 정보 하나에도 고마워합니다. 해당 정보로 자기네 부서원들 사이에서 의기양양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시간을 일부러 내서 이러한 행동들은 한다기 보다는 물류팀이나 타 부서에 갈 일이 있을 때 한번 더 관심을 쏟는 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면 됩니다. 100원짜리 펜 하나, 사탕 하나 정도 친구라고 생각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얼마든지 건넬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런 정말 작은 관심 하나, 선물 하나를 건네보면, 사내영업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영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내영업도, 외부영업도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을 상대하는 일 입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제각각입니다. 누구하나에게 적용되는 같은 방법론이란 건 없습니다. 다만 포괄적으로 생각해보면 호의 가득한 '선물'은 대부분이 좋아합니다. 영업인들은 이렇듯 '대부분'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호의적인 수단들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사내의 유관부서원들에게도, 외부고객들에게도, 호의적이고 적극적이라는 인상은 영업활동에 있어 정말 유리합니다. 물론 전문성이 뒷받침된다는 전제 하에요. 



기술영업에 대해 얘기하면서 이렇듯 꼭 필요한 소프트스킬(Soft Skill)들에 대해서도 중간중간 얘기해보려합니다. 또한 간혹 문의가 오는 공고분석이나 자소서 문항에 대해서도 연재에 포함시켜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재에 대한 궁금증이나 기술영업 공고/자소서에 대한 문의는 ian.kang93s@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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