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게 없는 곳에서 찾은 정답
아프리카에 간 친구가 있습니다. 몇 년 된 것 같은데, 아프리카에서 잘 살고 있더군요. 게다가 인스타도 계정을 잃어버렸다길래, 카톡으로 사진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회사도, 업무도, 많은 게 지겹더라고요.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요즘 제일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데, 뭘 해도 딱히 스스로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들지 않는 거예요. 오히려 나이에 비해 이뤄놓은 게 없는 것 같아 불안했거든요. 그래서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에게 푸념을 했더니,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어요.
간단하게 살아.
뭔가 대단한 말도 아닌데 '아,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요. 친구는 콩고에 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대요. 그래서 삶이 무척 단출해졌다고 합니다. 너무 심심하면 감자전도 부쳐먹고, 영화 보러 가고. 회사 동료들(외국인입니다.) 불러서 보드게임하거나, 춤추거나. 이런 식으로 단출한 삶을 살다 보니, 타인과의 비교와도 멀어지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게 됐다 하더군요. 그 흔한 sns도 카카오톡 이외에는 하지 않으니 정말 단출한 삶일 것 같아요.
집에 와서 다시 한번 친구의 말을 생각해 보니, '단출하게 살면' 정말 마음이 편할 것 같더라고요. 배고프면 음식을 먹고(혈당이니 고탄수니, 지나치게 과해서 스트레스가 되는 건강 정보들을 뒤로한 채), 찌뿌둥하면 운동하고('이런 자세로 운동하면 절대 안 됩니다' 이런 부정확한 정보들을 뒤로하고), 심심하면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이런 식으로 독서하면 인생 망합니다.'라는 안내를 잊고), 그것도 아니면 친구들 불러서 수다나 떨고요.
이런저런 정보에 잘 휘둘리는 타입도 아니지만, 일단 입력된 정보가 행동에 제약을 주더라고요. 좋은 정보도 있지만, 요즘은 '뭐 하면 절대 안 됨. 몇 살까지 뭐 안 하면 큰일 나요.'이런 무분별한 정보가 너무 많거든요. '나만의 것, 나 다움'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도 북계정을 제외하고 개인 계정은 삭제할까도 생각 중인 요즘입니다. 친구 말대로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정보가 부족해야 할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