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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딘이 May 19. 2024

당신의 최애는 누구입니까 - 밤비 편

귀여운 핑크 머리 뒤에 숨어 있는 터프한 상남자의 반전 매력

어렵다, 어려워. 플레이브(Plave)는 최애 멤버를 정하기가 정말 어려운 그룹이다. 예준이의 반듯한 다정함, 노아의 나른한 까리함, 밤비의 귀여움 뒤에 숨겨진 터프함, 은호의 시크한 붕방미, 하민이의 정돈된 막내미 중에 하나의 매력만을 고르기란 참으로 어렵다.


일단 아이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최애'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최애는 아이돌 그룹 내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멤버, 그러니까 '최'고로 '애'정하는 멤버의 줄임말이다. 원래 아이돌 그룹에서 통용되는 말이었는데 요즘은 어떤 그룹군의 특정한 캐릭터나 제품을 좋아할 때도 그걸 '최애'라고 부른다.


플레이브의 핑크 머리, 나의 첫 최애 멤버, 밤비


나의 첫 최애는 밤비였다. 플레이브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핑크색 머리를 한 멤버. 그래서 플레이브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핑크머리'라는 대명사로 밤비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새초롬한 표정이 잘 어울리는 밤비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작은 키 때문에 종종 그룹의 막내로 오해받기도 한다. (플레이브의 평균 키는 180cm이 넘는데, 밤비는 170cm 초중반이다.) 하지만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3단 고음을 내지를 수 있는 탄탄한 보컬 역량과 남다른 춤 실력으로 무대에 있을 때는 멤버들 사이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멤버이기도 하다. 또 밤비는 얼굴 표정을 가장 잘 쓰는 멤버 중 하나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눈이 굉장히 큰 편이라 큰 눈으로 윙크를 하거나, 동그랗게 만들어 놀란 표정을 짓거나, 게슴츠레하게 뜰 때면 밤비의 매력은 배가 된다. 같은 멤버들조차 음악 방송 속의 밤비를 보고는 '너무 귀엽다'며 탄성을 자아낼 정도다. 


무대 영상마다 윙크를 자주하는 밤비는 플레이브의 '윙크 요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밤비의 진짜 매력은 라이브 방송에서 나온다.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라이브 방송에서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종종 욱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면 급발진할 때가 있다. 그때 그의 상남자스러운 매력이 터져 나온다. 호통을 치거나, 소리 지르며 빠르게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면 꼭 무한도전의 박명수 포지션 같다고나 할까. 이 때문에 팬들은 밤비를 두고 '밤명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밤비는 나이 순으로는 플레이브의 셋째다. 그래서 맏형인 예준, 노아에게는 항상 예의바르고 깍듯한 동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웬만하면 형들 편을 들어주려고 하고, 형들이 하자는 건 하려고 하는 편. 하지만 자신보다 어린 동생 은호와는 항상 투닥거리고, 막내 하민이에게는 애교를 부리고 귀여움을 받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쓰다 보니 밤비는 어쩌면 진정한 막내일수도...) 특히 예준과 노아에게는 항상 깍듯하게 '형님'이라고 부르는 은호도 밤비에게만은 꼭 장난을 건다. 은호의 장난을 참다 참다 폭발하는 밤비의 '버럭'은 라이브 방송의 웃음 포인트다. 티격태격하는 둘의 모습을 보자면 꼭 개그 프로그램 꽁트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밤비는 멤버들 중에서도 개그감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 혼자 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특히 웃음 타율이 높은 멤버다. 그의 개그감이 궁금한 사람들은 밤비의 이상형 월드컵 라이브 방송을 한 번 보시길.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고르는데,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끝끝내 클럽과 파티가 유명한 여행지 이비자를 여행지로 고르고야 마는 그의 능청스러운 말재간을 볼 수 있다. 상황극도 시키면 곧잘 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속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부끄럼을 타는 소녀 금잔디부터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다니는 터프한 지후 선배까지 즉석에서 모두 맛깔나게 소화해낸다.


유튜브에 올라온 밤비의 할리데이비슨 짤. 언제쯤 이 영상을 보고 안 웃을 수 있을까.


얼굴만 보면 새초롬한 사슴 '밤비'가 이름으로 딱일 것 같은데, 구수하고 친근한 본명이 따로 있다는 점도 밤비에게 치이는 포인트다. 플레이브 멤버들은 모두 남예준, 한노아, 도은호, 유하민으로 본명을 사용하는데 밤비만 예명을 사용한다. 그의 본명은 다름 아닌 채봉구. 그래서 팬들은 채밤비, 채봉비, 뽕구, 방구 등으로도 밤비를 부르기도 한다. 스스로도 본명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인지, 최근에는 커버곡으로 길구봉구가 부른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를 공개했다. 그리고 커버한 사람의 이름을 밤비가 아닌 '봉구'로 표기하기도 했다.


밤비를 말할 때 그의 보컬 역량은 절대 빠질 수 없다. 플레이브에서 주로 고음 파트를 도맡고 있다. 데뷔곡 '기다릴게'에서는 무려 3단 고음을 내지른다. 놀라운 건 밤비의 메인 포지션이 보컬이 아닌 춤이라는 것. 플레이브의 모든 안무를 밤비와 하민이 만들고 있을 정도로 춤에 한 일가견이 있는 멤버인데, 여기에 보컬 역량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밤비의 보컬은 R&B나 Rock에 잘 어울리는 노아나 은호와 달리 허스키한 미성을 갖고 있다. 음색 자체가 맑고 톤이 높아서 담백하게 내지를 수 있는 솔로 여가수들의 곡과도 특히 잘 어울린다. 본인도 그런 강점을 잘 알고 있는 듯 커버 곡으로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나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를 부르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버블에서 맛보기로 슈퍼주니어 려욱의 '어린왕자'를 불러 올려줬는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가사가 여러모로 '어린왕자' 그 자체라는 팬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거기다 팬 사랑은 또 얼마나 지극한지. (이건 사실 플레이브 전 멤버들에 해당되는 얘기지만) 라이브 방송에서 밤비가 하는 말들을 들으면, 이 사람이 지금 얼마나 팬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지가 절로 느껴진다. 일주일에 2번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에, 안무를 직접 짜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래 연습도 해야하는 와중에 커버 곡도 충실하게 올려준다. 여기에 팬들에게 더 좋은 퀄리티의 커버 곡들을 들려주고 싶어서, 새로운 장비도 구입해 배워가며 연습 중이라고. 



처음엔 귀여운 외모 때문에 눈길이 갔는데, 보면 볼수록 터프가이같은 반전 매력을 담고 있는 멤버. 여기에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 예능감까지 뛰어난데다가 팬들을 향한 마음도 진심이라 좋아하지 않을래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멤버. 그래서 나는 플레이브의 첫 최애로 밤비에게 빠져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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