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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Oct 21. 2021

쉽고 단순한 솔루션을 디자인하세요.

쉽고 단순한 솔루션을 디자인하세요. (Make it Easy & Simple)


효과 측면에서의 디자인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계급과 계층을 나누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모든 인류의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왕족이나 귀족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일반 서민들에게 비해 더 나은 디자인의 제품을 보유하고 그 효과를 누렸고 나은 디자인의 제품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의 계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였죠. 계급이 없어진 현대의 사회에서 디자인의 계급 상징성은 계층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되었습니다.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나누는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죠.  디자인에 의한 계층 구분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미가 크지 않으므로 이것은 여러분들의 판단에 맞기겠습니다. 그보다는 남들보다 더 나은 디자인 소유에 대한 열망이 결국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는 점에 집중하시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의 이러한 측면은 전통적으로 기업에서 신제품을 디자인할 때의 접근법입니다. "사람들은 남들보다 나은 디자인 제품을 보유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더 나은 디자인에 더 많은 가치를 지불한다."는 가설에 기반을 두고 있죠. 그리고 이러한 사상은 기업 혹은 이에 속한 디자이너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좀 더 화려하거나 혹은 복잡하고 정밀하게 디자인하게 합니다.


디자인의 또 다른 특성은 모든 사람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인데요. 전통적인 기업의 문제 해결 접근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가장 최적의 문제 해결 방법에 가치를 지불한다"는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가장 최적의 문제 해결방법을 디자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객 문제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공감의 접근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파악된 문제의 근본 원인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이죠. 이는 디자인 싱킹의 기본 플로우, "공감하기", "이해하기", 그리고 "창의 하기", 와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디자인 효과의 두 가지 특성 중 어떤 것이 기업의 성장에 더 낫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두 가지 노력을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죠. 전자의 경우는 기존의 제품 라인업이 있고 경쟁이 있는 상황에서 제품 디자인을  개선 및 향상(Improvement)시키는 데 적합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는 기존에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혁신(Innovation)에 더 적합하죠.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이뤄야 하는 모든 조직(기업, 정부, 학교)들은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디자인의 목적이 개선이던 혁신이던 디자인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기준 중의 하나는 디자인의 수준입니다. 사람들은 더 나은 수준의 디자인에 가치를 지불하기 때문이죠. 디자인의 수준은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기준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아마도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순함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다 단순하게 디자인해 내는 것이 좀 더 높은 수준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더 용이하게 디자인의 가치를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초기술 사회 혹은 혁신 사회에서 디자인은 단순함의 수준을 잘 맞추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여가 높아질수록 나타나는 특성 중의 하나는 사용자가 바라보는 심미성과 사용성 측면의 기준이 너무 쉽게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첨단 기술이 해내는 일들이 신기하기 때문에 신제품의 심미성이 떨어지고 사용성이 높지 않아도 일단 사람들에게 쉽게 수용됩니다.  사람들에게는 신기술이 적용되어 마술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이라고 하면 디자인적인 단점들은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능에 감탄하는 것과 실제로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엔 늘 아쉬움이 남게 됩니다.  이는 첨단 기술 소외 계층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데요. 어찌 보면  이는 디자인의 역할에 기인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술 소외 계층은 디자인 소외 계층이기도 하다는 의미죠. 


사업가가 아닌 디자이너로써 영광스러운 일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일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 디자인의 능력으로 난해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프랑스 파리 시청의 게시판
서울의 한 지자체 게시판

<사진 #1, 사진#2> 

첫 번째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시정 안내 게시판이고 두 번째 사진은 한국 서울의 한 지자체 게시판입니다. 파리의 시정 게시판은 프랑스어를 모르는 저도 대충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사진의 게시판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사진 #3>

흔한 인포그래픽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손 씻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균 농도의 감소로 그러데이션 처리하였네요. 직관적인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 사람들의 시간을 잡아두는 역할도 하고 있네요. 단순하지만 효과적으로 생각됩니다. 

<사진 #4> 

독일의 한 마을에서 발견한 도로 표지판입니다. 사람들이 도로에서 활동할 수 있으니 운전 중인 차량은 조심하라는 표지인 것 같습니다. 잘 정리되지는 않은 듯해도 직관적이고 메시지 전달은 확실하게 되는 것 같네요.


+ 고객의 문제에 공감했다면 쉽고 심플한 솔루션을 디자인하세요.


++ 디자인 소외 계층을 줄이는 것도 디자이너의 중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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