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높이 날기 위해 날개를 펼친 이후로, 발 아래 구름이 더 많이 보이고, 바람에 내 날개를 더 자유롭게 맡기며, 땅을 박차고 하늘로 솟아오른다."(지오다노 브루노)
우리는 삶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마다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합니다. 새로운 직장, 이사, 관계의 변화, 혹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결정 앞에서 우리는 망설입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혹시 실패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은 우리를 현재의 안전한 위치에 머물도록 유혹합니다. 그러나 지오다노 브루노의 말처럼 새로운 도약을 하려면, 먼저 두려움을 극복하고 날개를 펼쳐야 합니다.
지오다노 브루노(1548~1600)는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자이자 천문학자로, 당대의 종교적 권위에 맞서 우주의 무한성과 지구가 그 일부에 불과하다는 혁명적 사상을 주창했습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결국 화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사상의 자유를 끝까지 수호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말은 단순한 비행의 이미지를 넘어 심오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발밑에 구름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익숙한 땅을 벗어나 보다 높은 경지에서 세상을 조망할 수 있게 됨을 뜻합니다. 그리고 "바람에 날개를 맡긴다"는 것은 불확실성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역량을 믿으며 자유롭게 전진해 나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새가 처음으로 날개를 펴는 순간을 상상해 보십시오. 둥지에 머물러 있으면 위험할 것이 없겠지만, 그러면 결코 하늘을 날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익숙한 영역에 안주하면 편안할지 모르나, 성장과 도약은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바로 그 순간에 시작되는 것입니다.
가령, 한 직장인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자 할 때, 처음에는 실패를 맛볼 수도 있고 익숙했던 일을 떠나는 게 두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내디딜 때,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한층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심리적 안전지대(Psychological Comfort Zone)"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심리적 안전지대란 개인이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과 행동 양식을 일컫는데, 이 영역 안에서는 예측 가능한 결과와 낮은 불확실성 덕분에 스트레스나 공포심이 적습니다. 가령, 어떤 이가 오랫동안 몸담아온 직장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는 현재의 업무 환경이 그에게 심리적 안전지대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동료, 업무 방식, 조직 문화가 안정감을 주는 반면, 성장과 변화의 기회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로버트 키건(Robert Kegan)은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응적 도전(Adaptive Challenge)"을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적응적 도전이란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키건은 변화의 유형을 "기술적 도전(Technical Challenge)"과 "적응적 도전"으로 구분했는데, 기술적 도전은 기존의 지식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반면, 적응적 도전은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 자체를 바꿔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뜻합니다. 예컨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것은 기술적 도전에 해당하지만, 조직 내에서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자신의 소통 방식과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는 것은 적응적 도전입니다. 이런 도전은 단지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점에서 훨씬 더 큰 난관이 따릅니다.
한편,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캐롤 드웩(Carol Dweck) 교수는 사람들이 도전과 실패에 대처하는 태도에 따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으로 나뉜다고 설명합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이들은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여기며, 도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 타고난 것이며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도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드웩 교수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풀게 한 뒤, 일부 학생들에게는 "정말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구나!"라며 노력 중심의 피드백을 주었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너는 정말 똑똑하구나!"라며 능력 중심의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이후 더 까다로운 문제를 내주었을 때, 노력에 대한 칭찬을 들은 학생들은 도전에 흥미를 보이며 계속 문제 풀이에 매진했지만, 능력을 칭찬받은 학생들은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는 도전에 임하는 자세가 실제 성장과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결국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날개를 펴는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발전 가능한 것으로 여기며, 이를 바탕으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심리적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려면 익숙한 환경을 떠나야만 합니다. 이는 불안을 동반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적응적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신념과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사고의 유연성을 키워야 합니다. 아울러 성장 마인드셋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배움의 디딤돌로 삼고, 도전을 피하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높이 날기 위해서는 먼저 날개를 펼쳐야 합니다.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을 바라볼 때,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날 수 있습니다. 이제, 날개를 펼칠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