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태묘(太廟)에 들어가 모든 절차를 일일이 물으셨다. 어떤 이가 "누가 '추(鄹)나라 사람의 아들이 예를 안다'고 했는가? 태묘에 들어가서, 매사에 묻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예(禮)다."(子入大廟, 每事問. 或曰: "孰謂鄹人之子知禮乎? 入大廟, 每事問." 子聞之, 曰: "是禮也.")(공자, <논어> 중에서)
우리는 일상에서 예의를 갖춰야 하는 순간을 자주 맞이합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는 격식을 갖춘 복장을 착용하고, 공식 행사에서는 적절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예의를 지켜야 할까요?
현실적으로 볼 때, 예의는 자신의 이익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사나 권력자에게 예의를 갖추면 사회생활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예의를 지키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품격과 품위를 표현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이들에게는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그들이 오로지 "필요에 의한 예(禮)"만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예(禮)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을까요? 그는 태묘(太廟)에서 제사 의식을 행할 때, 모든 절차를 일일이 질문했습니다. 작은 절차 하나하나를 꼬치꼬치 묻는 모습이 성가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자는 절차를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제사 의식에 정통한 사람이었지만, 혹시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를까 확인하기 위해 신중하게 물었습니다. 이를 본 누군가는 "공자가 예를 안다고 하는데, 왜 모든 것을 묻고 있는가?"라며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禮)다."
공자는 자신을 과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겸손한 태도로 하나하나 확인하며, 제사 의식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를 표현했습니다. 단순히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되새기며 진심을 다해 참여했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禮)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예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를 향한 존중과 배려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필요할 때만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지위와 관계없이 실천해야 하는 태도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높은 지위의 사람에게는 공손하지만, 서비스업 종사자나 사회적 약자에게는 무례한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그러나 공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러한 태도는 진정한 예가 아닙니다. 예란 상대가 누구든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예(禮)'를 '인(仁)'의 표현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사랑(仁)의 실천이 아니라면, 예(禮)를 지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人而不仁 如禮何)라고 말했습니다. 즉, 예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타인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뜻입니다. 만약 인(仁)이 결여된 예라면, 그것은 단순한 외식(外飾)에 불과하며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자는 예(禮)의 목적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조화롭게 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데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공자의 예(禮)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진정한 예(禮)는 이익을 위한 계산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에 대한 진심 어린 존중과 배려입니다. 공자가 보여준 태도를 실천한다면, 더욱 조화롭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