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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오 Nov 02. 2019

5화 뜨거운 여름, 캠핑을 왜 가냐고요?

[우리는 캠핑을 갑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그거 알아? 외국은 날씨가 좋은 날에만 캠핑을 가는데, 한국 사람들은 비와도 간다는 거.


회사 실장님으로부터 그 말을 들었을 때 피식 웃었다. 정말 그럴까? 날도 궂은데 왜 캠핑을 가지? 그땐 그랬다. 그땐 캠핑의 ㅋ도 몰랐던 때니까.

비가 오는 날, 눈이 오는 날, 심지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캠핑을 간다. 햇빛이 뜨거운 여름 땡볕에도, 사상 초유의 영하 추위에도 캠핑을 간다. 

이 얘기를 들은 당신은 어쩌면 바보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만큼 깨끗하고 쾌적한 실내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드무니까. 비 오는 날엔 실내 쇼핑몰을 찾고 운동도 실내 피트니스를 선호하며, 심지어 아이들 농사체험도 꽉 막힌 건물 안에서 한다. 자연체험이라면서 차가운 콘크리트 안에 옮겨놓은 항균 처리된 흙 위에서 말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비 오는 날에도 캠핑을 가는 사람들이 전혀 바보 같아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이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사랑해 마지않는 것들을 위해 열정을 다해 즐기고 누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바보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조금 더 겪어보면 무척 부러워진다. 그 열정이, 그 에너지가 무척 멋져 보인다. 반짝반짝 빛이 나기에.

캠핑을 시작하고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 어떻게 캠핑을 가?’

요즘 같이 에어컨 없이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현대인들에겐 5초만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여름날에 가는 캠핑은 정말 이해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우습게도 여름 캠핑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있다. 별거 아닌 이유지만, 당신도 경험한다면 일 년 내내 여름 캠핑을 손꼽아 기다리게 될지도 모르는 이유.






“우리 집을 바꾸자.”

네 번째 캠핑을 다녀온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들의 집(텐트)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지난 모임 카페에서 주최한 캠핑에서 세상에는 텐트가 무척 다양하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아들이 아직 입식 캠핑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입식 캠핑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바닥이 아닌 의자나 침대를 이용하는 생활을 말한다. 이미 현대인들에게 보편화되고 익숙한 생활이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집에서는 언제든 드러누워도 상관없는 장판 위지만 캠핑에서는 잔디와 돌이 무성한 땅 위라는 점이다. 때문에 신발을 신고 생활한다. 마치 외국인들이 집 안에서 신발을 신고 있는 것처럼.

아이가 초등학생 정도가 된다면 해볼 만하겠는데 아들은 전형적인 한국 스타일이라 바닥 생활에 더 익숙했다. 잠도 워낙 굴러다니면서 자기 때문에 야전침대에서 잠을 재웠다간 굴러 떨어질 확률이 200%였다. 때문에 우리는 좌식생활이 가능한 거실이 있는 텐트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 눈에 들어온 것은 티피 텐트였다. 티피 텐트는 원뿔 모양으로 생긴 텐트로 쉽게 인디언 텐트를 생각하면 된다. 캠핑 일러스트를 찾아보면 가장 잘 나오는 그 삼각형 모양의 텐트 말이다. 붉은 모닥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낭만적인 텐트. 그래서인지 티피 텐트는 감성적인 디자인이 많았다. 예쁜 꽃무늬가 그려져 있어 여성 캠퍼들에게 인기 있을 것 같은 것부터 빨갛고 초록 초록한 색감 때문에 밤에 불을 켜면 수박이 연상되는 텐트, 글램핑장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고급스럽고 우아한 아이보릿빛 텐트까지. 정말 많은 색깔과 재질, 브랜드의 제품이 있었다.

그런데 한참 티피 텐트의 예쁨에 빠져 보고 있을 때 누군가 말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동차로 티피 텐트는 절대 무리라고. 게다가 티피 텐트는 사계절 캠핑도 어렵단다. 그 말에 우린 깔끔히 접었다.

하지만 한번 예쁜 텐트를 눈에 담고 나니 이왕이면 예쁘면서 우리에게 맞는 텐트를 하고 싶었다. 엄청 비싸다는 넘사벽의 텐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쁘고 괜찮은 것으로 사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우리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그랜드 호텔'

이름부터 남다르게 예쁘다.


그랜드 호텔의 모양은 애벌레같이 생겼다. 애벌레라고 표현해서 당신의 표정이 벌써부터 이상해지고 있겠지만, 애벌레보다는 훨씬 예쁘게 생겼다. 그래도 당신의 표정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서 설명을 덧붙여보겠다. 그랜드 호텔은 장점이 무척 많은 텐트다.

첫째는 그랜드 호텔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사이즈가 크다. 텐트 안에 이너텐트(캐빈)를 두 개나 만들 수 있고, 그중에 가장 큰 이너텐트는 중간에서 칸을 분리할 수도 있어서 그랜드 호텔의 방은 총 3개나 된다. 거실에서까지 잠을 청한다면 총 4개의 방이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스위트 룸이다.

둘째는 바닥 일체형 거실 텐트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신발 벗고도 생활할 수 있고, 아들이 바닥에서 마구 마구 뒹굴어도 흙이 묻지 않을 텐트가 필요했다. 바로 그 점에서 그랜드 호텔은 아주 적합했다. 게다가 바닥과 몸체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땅에 기어 다니는 벌레의 침입에도 강했다. 무엇보다 일체기 때문에 텐트를 치기도 쉬웠다.

셋째는 문이 많아서 여름철 통풍이 좋다. 그랜드 호텔의 문은 총 3개였다. 가로로 긴 돔형의 중간에 양 옆으로 마주 보고 문이 있었고, 가로 끝 한쪽도 전면 개방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철 통풍이 좋고 3면에서 출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넷째는 우레탄 창이 있다는 것이다. 우레탄 창이란 말 그대로 투명한 비닐 재질로 만들어진 창문을 말하는데 이것이 텐트의 양옆 사이드에 크게 위치해 있다. 때문에 텐트 안에서 밖을 내다보기에 좋았다. 개인적으로 그랜드 호텔이 제일 좋은 점을 꼽으라면 이것을 꼽고 싶을 정도로. 

다섯째는 면 혼방이라는 점이다. 텐트를 찾다 보면 대부분은 폴리로 구성된 가벼운 소재로 되어 있다. 폴리로 된 텐트는 소재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온도 차이로 인한 결로에 약했다. 크게 불편한 문제는 아니지만 그만큼 텐트의 통기성이 좋지 않다. 반면에 면소재의 텐트는 통기성이 좋아 결로가 없다. 게다가 면으로 된 텐트가 훨씬 고급스럽고 예쁘다. 반대로 면소재는 비싸고 무겁다. 그런 점에서 보완이 된 면 혼방이라는 것은 아주 좋은 장점이었다. 물론 그로 인해 폴리 백 프로보다 무게나 가격은 더 나갔지만 말이다.


바로 이거야!


보자마자 결정했다. 그러나 그랜드 호텔은 국내 유저가 별로 없어서 그런지 판매처가 없었다. 중고 시장에서도 그랜드 호텔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던 와중에 그랜드 호텔과 똑같이 생긴 모델이지만 면 혼방이 아닌 폴리로 된 선셋이 특가로 중고 시장에 나왔다는 유벤투스님의 제보에 고민하지 않고 구매했다.
 
그렇게 우리의 손에 들어온 두 번째 집은 원래 사려고 했던 '그랜드 호텔'이 아닌 '선셋'이었지만, 우린 새로운 집에 기쁘고 들뜨는 마음으로 본격적인 여름 캠핑을 시작했다.

애벌레 같은 모양의 터널식 텐트 - 선셋(sunset)






여름.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 난 단연코 '겨울'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계절을 물으면 그건 바로 '여름'이었다. 난 어렸을 적부터 땀이 많았다. 다 같이 간 학교 수련회에서도 단체 기합을 받으면 나는 항상 땀범벅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겨우 땀 한두 방울 흘릴 때 난 땀 비가 내렸다. 나는 그것이 너무도 싫었다. 미친 듯이 달리기을 해도 땀 한 방울 안 나고 뽀송뽀송 예쁘기만 한 여주인공들처럼 우아하고 싶은데, 난 항상 땀범벅의 구질구질한 엑스트라 같았다.


그래서 여름이 싫었다.


여름 땡볕에는 타고난 장사 없다고 한다지만 시골에서 태어난 나도 여름의 햇빛만 만나면 비실거렸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땀이 많기 때문에 더위를 잘 먹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몸속 수분이 자꾸 땀으로 배출되니까 말이다.


어쨌든 여름이 싫었다.


그런데도 여름 캠핑을 떠났던 것은 새로 산 집을 얼른 지어보고 싶었던 마음과 아직 여름 캠핑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보고 들은 바는 있어서 여름 캠핑을 떠날 캠핑장은 신중을 기해 선택했다.

일단 집에서 한 시간 권 내에 위치한 캠핑장이어야 하는 것은 불변이었고, 무조건 그늘이 많은 캠핑장이어야 했다. 그리고 여름에 가기 좋은 캠핑장으로 추천되는 곳.

그렇게 결정된 곳은 바로 휴림 캠핑장이었다. 

휴림 캠핑장은 예부터 산 좋고 물좋기로 유명한 가평의 유명 계곡 옆에 위치해 있었다. 캠핑장이 있는 곳이 일단 계곡 옆이다 보니 더운 여름날에도 계곡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캠핑장 전체에 커다란 밤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남편에게 듣자 하니 가을에는 밤송이도 캠퍼들이 직접 주울 수 있다고 했다. 어린 자녀들을 둔 캠핑가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우리는 이번에도 2박 3일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 반차를 써서 늦은 오후에 캠핑장에 도착했다. 실제로 보니 휴림은 캠핑장이 아니라 밤나무 농장 같았다. 캠핑장이 위치한 곳이 군립공원 구역이었기 때문에 캠핑장의 상태는 거의 자연 그대로의 상태였고, 사이트 구역도 일정하게 나뉜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캠퍼들이 선착순으로 원하는 자리에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첫날 오후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좋은 위치에 텐트를 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쪽도 나무가 햇빛을 가려줬기에 만족스러웠다. 자리를 선택하고 난 뒤 우리는 두 번째 집을 지었다. 처음 지어보는 '선셋'은 생각보단 쉽게 칠 수 있었다. 초반에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피칭 방법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확실히 기본 온도가 높은 여름이다 보니 텐트를 치는 동안 남편이 땀범벅이 되어버렸다.

"지금 딱 들어가면 되는데."

텐트를 치고 난 남편이 허기짐을 달래기 위해 식빵과 맥주를 먹다가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너무 늦었어. 내일 해야지."

"과연 쟤가 할 것인지."

남편이 옆에서 식빵을 먹고 있던 아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아빠가 쳐다보거나 말거나 아들은 앉은자리에서 식빵을 반이나 해치웠다. 이 빵돌이 유전자는 어디 도망가지 않고 아들에게 전달되었나 보다.

도대체 어디를 들어간다는 말이지? 하고 궁금할 당신에게 이제는 밝혀야 할 시간이다. 휴림 캠핑장이 여름 시즌에 왜 인기가 좋은지. 그리고 우리가 왜 이곳으로 왔는지.

그건 바로 수영장이다.






휴림 캠핑장에 거의 유일하게 햇빛이 드는 장소에는 아주 커다란 야외 수영장이 있다. 바로 옆에 있는 계곡물을 받은 아주 시원하고 깨끗한 수영장이.

미리 밝히지만 난 수영 잼병이다.

나의 고향이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지방 소도시였기 때문에 학창 시절 내내 소풍과 여름 휴가지는 해수욕장이었다. 매년 여름마다 친척들이 놀러 오면 항상 해수욕장으로 수영을 즐기러 갔다. 그 정도 경험이면 정식 수영은 아니어도 물에 대한 겁은 없을 법도 한데, 난 수영을 전혀 할 줄도 모를뿐더러 오히려 물을 무서워했다. 그렇게 많이 해수욕장을 갔는데도 말이다. 이쯤 되니 나도 기억이 없는 아주 어렸을 적 언젠가 물에 빠지기라도 한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다.

그런 나를 닮기라도 한 건지 아들도 물을 무서워했다. 때문에 남편은 아들에게 수영하는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번 여름 캠핑은 아주 좋은 계기가 된 것이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호기 좋게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을 간 것 까진 좋았는데 자꾸만 튜브 밖으로 나오고 싶어 했다. 이렇게 실패인 건가 싶었는데 이게 웬걸, 남편이 직접 튜브를 태워주고 물놀이를 해주니 이내 재미있어 하기 시작했다.

같은 수영장 안에서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과 형, 누나들이 놀고 있던 것도 좋은 자극이 된 것 같았다. 실제로 수영장에서 만난 처음 보는 남자아이는 아들의 튜브에 매달리며 남편이 끌어주는 대로 수영을 즐기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아들도 이내 무서움을 떨치고 물놀이를 즐길 줄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첫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아들은 이제 더 이상 물을 피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휴림 캠핑장의 수영장은 정말 엄청 컸기 때문에 성인이 아이와 수영을 즐길 수 있을만했다. 햇빛에 반사되어 새파랗게 빛나는 수영장을 보고 있자니 이참에 나도 물 공포증을 극복해보자는 욕심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이 옆에서 코치하는 대로 먼저 잠수하는 법부터 배웠다.

물에 대한 공포감은 물에 빠져버리면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에서 기인한다. 물에 들어가면 귀로 물이 들어올 것 같고, 물속에서 눈을 뜬다는 것 자체도 무섭기만 하다.

“절대 물 안 들어가 걱정 말고 한번 들어가 봐.”

무서워하는 내게 남편이 말했다. 그리고 옆에서 아들도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딱 한번 물속으로 들어가 눈을 떠봤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그냥 떠지더라.

햇빛이 들어오는 수영장의 푸른 물속은 새롭게 경험하는 신세계였다. 이내 곧바로 물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밖으로 나온 나의 얼굴은 해냈다는 승리감에 도취된 얼굴이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처음 한 번이 어렵지 그다음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한번 물속에 들어가 보니 그 물속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으로 인해 또다시 물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렇게 한참을 아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고 텐트로 돌아오니 말할 수 없는 쾌감이 느껴졌다.

분명 수영장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뜨거워지는 한낮의 열기로 인해 힘들었는데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나오니 오히려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추울 지경이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여름의 더위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그 순간 우리에게 남아있던 건 자유였다. 그냥 자연 속에 몸을 맡겨버린 것 같은 자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 그리고 이윽고 찾아오는 평화.







언젠가 여름을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었다. 대학원을 같이 다니던 선배였는데 왜 여름이 좋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무척 간단했다.

"샌들만 신고 나가도 돼서 좋아."

그 말을 한참 곱씹었는지 거의 10년이 흘러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대답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선배의 '여름이 좋은 이유'는 그만큼 내게 특별하게 와 닿았던 것 같다.

뭔가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처럼 아리송했다. 그래서 그냥 여름이 편해서 좋은 건가 보다 생각했었다. 바로 그때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와 보니 그건 반만 이해했던 것이었다. 어쩌면 그 선배의 대답은 내가 여름 캠핑을 통해 느꼈던 그 감정, 그 자유로움 그 자체를 말한 게 아닐까?

여름은 우리에게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한다. 일상에서 우리를 억누르고 있던 모든 것들은 여름이 되면 내던져버릴 수 있는 일탈의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것을 도와주는 수단은 캠핑과 수영이다.

누군가 지금도 여름을 가장 싫어하느냐고 물으면 이젠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아직 내게 있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역시 겨울이지만, 이젠 여름을 싫어하지 않는다. 계절은 각 계절이 갖는 장점과 매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름에도 캠핑을 간다.
우리만의 자유를 느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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