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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아낸다는 것

<프롤로그>

by 모카레몬



결혼생활은 하루하루가 실전이다.

드라마도 없고, 배경음악도 없고, 편집도 없다.

우리의 결혼은 각 맞추기의 연속이다.

그의 수건은 늘 반듯하고, 내 양말은 언제나 뒤집힌다.

한 사람은 개고, 한 사람은 어지럽힌다.

그게 우리 부부다. 아주 단순하게 맞지 않는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으로, 아이 없이 산다.

그러니 더 자주 마주 본다.

TV보다 서로의 표정을 더 많이 보고,

문자보다 침묵으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그 안에서 자란 건, 대화만큼 중요한 눈빛과 표정이다.



28년 차 결혼 생활은

아주 사소한 것에 부딪혀 고장 나기도 하고

때로는 별일 아닌 걸로 기적처럼 복구된다.

뒤집힌 양말을 말없이 펴주는 사람, 배우자라는 이름의 타인이다.

함께 사는 건 그런 거다.

해답도 없고, 설명도 없다.

그냥 같이 살아내는 일이다.



이 연재글에는 극적 장면도 없다.

사소한 일상에서 겪는 다반사다.

잔소리 같은 애정과 오해 같은 관심과

말없는 신뢰와 믿음들이 쌓여간다.

산책을 하고, 빨래를 개고, 커피를 내리다 보면 같이 있는 게 좋다.



시를 쓰다 보면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기에 끄적거려 본다.

그저 주어지는 하루를 살면서 겪게 되는 부부의 마음 기록이기도 하다.



서로를 키우는 기분으로 함께 기도하며

사랑을 살아내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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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으로,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있음으로 더욱 깊이 감사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약함을 강하게 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8)

아이 없이 살아가는 중년 부부입니다. 누군가는 선택으로, 누군가는 상황으로 부모가 되지 못합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상황이지요. 아마도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자녀양육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연재글은 '아이 없음'에 대한 내용보다 아이가 없어도 살아지는 중년부부의 일상 기록입니다. 저출산 시대에 이런 이야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다양한 삶의 형태가 존중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삶의 결이 닮은 분들에게 닿기를 소망합니다.

자립청년과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글벗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진출처> pixabay

#결혼 #부부 #일상 #다반사 #희로애락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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