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투바투(TXT)
춘몽을 꿨다.
이 기억이, 이 설렘이 휘발될까 두려워 눈 뜨자마자 곧장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꿈에 최연준이 나왔노라고.
꿈에서 그는 내게 팔에 묻은 물기를 닦아 달라 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건도 휴지도 없었던 나는 내 팔로 그의 팔을 닦아 주었다.
장면이 전환되어 그는 또 왜인지 내게 계란말이를 달라고 했다.
마침 젓가락도 숟가락도 없었던 나는 손가락으로 계란말이를 집어 그에게 먹여 주었다.
꿈은 딱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꿈속에서 느낀 터질 듯한 설렘은 꿈속에서도 온몸이 간질간질함을 느꼈고, 눈 뜨고 나서도 근질한 기분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메시지를 확인한 친구는 나의 최애는 사실 최연준이 아니었냐며 본인도 투바투가 나오는 꿈을 꾸고 싶다고 했다.
이 친구와 나는 고작 한 살 차이여서 이 나이에 이런 꿈을 꾼다고 비웃을 법도 한데, 오히려 부럽다고 했다.
이런 친구가 있어, 지금의 감정을 생생히 전달할 수 있기에 나는 꽤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또 다른 친구와 투바투 노래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하다가 물어본 적이 있다.
범규와 연준이 중에 누가 더 나랑 잘 어울리냐고.
친구는 잠시 고민하더니 범규라고 말했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알고 지냈으며 가장 친한 지기이자 나에 대해 거의 99%를 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규랑 더 잘 어울린다고 대답한 이유가 궁금했다.
나의 성향과 모든 연애사를 알고 있는 친구는 “연준은 네가 가지고 싶지만 끝내 가지지 못해 자멸할 것 같고, 범규는 네가 울리고 싶게 생겼다”고 했다.
그 말에 웃었지만, 속으로는 조금 놀라고 말았다.
10년의 지음지기는 역시 허투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막연히 범규와 연준이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친구가 정확히 짚어냈다.
연준이는 본능적으로 끌린다. 하지만 자꾸 신경 쓰이고 가지고 싶은 건 범규다.
연준이는 본능이 내게 위험 신호를 알려서인가, 연준을 가지고 싶은 나머지 광기에 휩싸여 파멸할 수도 있기에 나는 연준이를 그저 동경한다고 했던 건가.
(그렇다고 범규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남들은 아이를 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아이돌을 품은 나의 질문에 비웃거나 한심해하거나 장난으로 웃어 넘기지 않고, 진지하게 이유를 들어 답변해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런 친구를 두다니 나는 꽤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사랑이 사치라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사랑의 열정을 느끼기에는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무거워 더는 쏟을 정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나는 노쇠해졌다고 느꼈다.
그러나 요즈음 생에서 가장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들 덕분이다.
내게 춘몽까지 꾸게 한 그룹.
그들이 ‘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나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 같은 제목의 노래를 불러도 사랑할 것이다.
아니, 그래서 더 사랑하고 있다.
이 열정이 얼마나 오래갈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꼭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지금은 아닌 걸로.
나는 그냥, 내 안의 괴물을 살려두기로 결심했다.
이 stage를 깨야만, 꼭 어른이 돼야만
잘 하고 있는 걸까, 난 영원히 소년으로 살고픈 걸
(중략)
치명적 오류지, 하지만 평화롭지.
지금 이 시간을 잠깐만 멈춰 줘, oh 머물고 싶어.
It will be alright, alright, alright.
「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 투모로우바이투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