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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May 23. 2024

초등 퇴직교사 분투기

12회: 다시 일어서는 교실

2022년 여름 방학 유튜브 <은주클립> 출연


21년 <지혜로운 교사는 교실 속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라는 6명의 현직 교사가 함께 쓰는 책을 출간했던 시기의 일이다. 

매년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듯 지나치게 활기차고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는 병이 또 도졌다. 당시는 교직 33년 차로 정년이 6년 반 정도 남은 시기였다. 동기들은 교장으로, 장학관으로 바쁘게 지내는 것을 의식한 것인지, 승진의 길을 선택하지 않은 나를 만회하려는 것인지 <수석 교사>에 꽂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아내는 "내가 볼 때 당신은 전혀 준비가 안 되었고 설사 수석 교사가 된다고 해도 문제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수석 교사라는 제도 자체가 문제다"라며 완강히 반대했다. 가장 친한 동기 교장도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그러나 눈치가 전혀 없는 나는 수석 교사 임용 절차와 필요한 자격을 줄줄이 외우고 있었고 당시 수석 교사인 양 00 후배에게도 여러 차례 문의했다.


한 달여 동안 아내를 애태우고 가장 친한 동기를 고생시킨 후 결국은 포기했다. 그리고 친구의 말을 듣고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보기로 했다. 

한 번도 책 출판을 기획해보지도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혼자 고안한 양식에 기획 의도, 책 내용, 공저자들 섭외 현황 등을 담은 <출판 계획서>를 완성했다. 결국 공저자 3명의 경력을 인정한 <테크빌교육>에 원고 한 편 보여주지도 않은 상태로 활동 경비로 쓸 <선인세> 100만 원을 받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런 일은 출판계에서 드문 일이라고 한다. 원고를 1편도 쓰지 않았는데 않았는데 <선인세>를 지급하는 일...


당시 편집장은 기획 의도가 마음에 들었고 나를 포함한 공저자 3명은 출판 경력이 있으며 저자들의 능력을 신뢰한다고 했다. 결국 2021년 여름 방학, 가을에 원고를 완성하고 수정, 편집을 거쳐 <지혜로운~>이라는 책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당시는 현직이라 <인디스쿨>에 자주 접속하여 교사들의 고민, 어려움, 문제 상황 등을 <지혜로운~> 원고에 반영하고 저자들의 경험과 솔루션을 원고에 반영하였다. 그런 과정에서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를 쓴 송은주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당시 학교에 있는 MZ 세대 교사들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왜 선배 교사들과 어울리지 않지?, 교실 밖으로 나와 동료 교사, 교장, 교감과 소통하지 않지?, 교실의 어려움을 옆 반 선배 교사에게 털어놓지 않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이런 의문을 단박에 해소시켜 준 것이 송은주 교사가 쓴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주변의 다양한 교육 관련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책을 구입하고 그 자리에서 5시간가량 한 번에 읽었다. 글이 잘 읽히면서도 재미있었다. 한 마디로 <글발이 장난이 아니었다>


2022년 1월 <지혜로운~>이 완성되고 저자 증정 도서를 받았다. 1착으로 송은주 선생님에게 도서를 발송했다. 작년에 읽었던 <나는 87년생~> 책에 대한 고마움을 써서 보냈다. 이후 몇 번의 연락을 거쳐 그 해 여름방학 때 내 생애 최초로 유튜브에 출연하게 되었다. 송은주 선생님이 만든 <은주클립>이라는 교육 유튜브다.


2024년 5월


작년 명퇴 후유증을 제대로 겪고 4월부터 탁구 강사, 도덕 강사, 학폭 조사관으로 바쁘게 지내면서 송은주 선생님에게 연락을 했다. 나의 근황과 연락하지 못했던 사정, 브런치 글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올해 출간된 <다시 일어서는 교실>을 사대부초 도서실에 신청했고 선생님 책을 받고 싶다고 했다. 이후 선생님은 자신의 저서 4권 중 3권을 보내왔다. <다시 일어서는 교실>, <1학년이니까 할 수 있어요>, <토마토토마토>이다.



<다시 일어서는 교실>

한 번에 다 읽을 수 없었다. 안타깝고 슬퍼서 눈물이 났다. 교육에 관한, 교사에 관한, 학생, 학부모에 관한 생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교육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이야기한다. 아니 희망을 가져야만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송은주 작가는 질문하고 110명의 인터뷰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한다. 학생들은 말한다. "학교는 삶의 희망이다" , 


저자는 말한다. 

"교실은 아이들과 교사의 세계다. 학부모는 초대받은 사람이다. 부모들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의 세계를 존중해야 한다"


참고: 

교사와 학부모의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는 교실》 #4월 신간 #김영사 (youtube.com)


33년 차 교사도 이런 건 처음이라 | 교사 우울증과 극복 | 퇴직 후 진로 계획 @황덕현선생님 [댓글 이벤트] (youtube.com)


1. 지혜로운 교사는 교실 속 문제를 어떻게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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