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르의 인연

by 남궁인숙

3년 전, 북해도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사람이 있었다.

이름은 나까무라 마야.

그 인연이 이렇게 오래 이어져 오늘

삿포르에서 마야의 가족 모두를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호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마야 곁에 함께 있는 아이들 넷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귀여운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이들은 낯설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영어로 “Hello!” 하고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한국에서 과자를 한가득 사온 게 그저 작은

배려였는데, 아이들이 즐겁게 받아 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행복해졌다.

'무엇을 사갈까' 고민했던 시간이 보람으로

돌아온 것이다.


마야는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곱고

따뜻했다.

그녀가 좋은 엄마라는 사실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나를 향해 농담처럼

'코리안 맘'이라고 불렀다.

그녀에게 나라는 존재는 마치 한국에

있는 '친정엄마'처럼 느껴진다는 얘기였다.

그 말속에는 낯선 땅에서 느낀 친근함과

신뢰가 묻어 있었다.

짧은 말 한마디가 이토록 가깝게 마음을

이어 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아이 넷을 모두 데리고 나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삿포르에 살고 있다고 해도 한걸음에 달려와

저녁 시간을 함께해 주었다.

언어는 달라도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웃음을 나누었다.

인연이라는 것이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이렇게 소소하게 이어져 가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더 놀라운 건, 내가 삿포르에 도착하기도

전에 마야는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아식스 오니츠카 타이거 골드 슈즈’를 사놓고 기다렸다.

작년 겨울에 '로즈골드'를 선물해 주었는

이번에는 '골드' 사준 것이다.

신발뿐만 아니라 비상약, 그리고 고디바

초콜릿까지 준비해 온 마음 씀씀이는

그저 ‘배려’라는 단어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무엇이든 챙겨주고 싶다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늦은 저녁이라 긴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만남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값지고

반가웠다.

세상에 수많은 인연이 스쳐 지나가지만,

그중 어떤 인연은 낯선 도시의 밤을 이렇게

환하게 밝혀 준다.

오늘 삿포르에서의 만남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잠시 후 마야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내일 저녁, 내가 피곤하지 않다면,

마야 혼자 호텔로 찾아오겠다고 했다.

그녀는 오늘 저녁 만남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니 사적인 대화를 충분히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듯하다.


삿포로의 밤은 짧았지만,

마음에 남은 온기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내일의 만남이 또 다른 인연의 깊이를

열어주길 기대해 본다.



“인연은 뜻밖에 다가오지만,

그 따뜻함은 오래도록 마음을 비춘다.”


https://suno.com/s/Q3JjOrEWetmQBUoy


삿포로의 인연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절

3년 전 비행기 속에서

우연히 스쳐간 이름 하나

낯선 하늘 아래 맺어진 인연

오늘 다시 꽃처럼 피어나네


삿포로의 밤, 웃음 가득 번져

아이들의 눈빛이 별이 되고

짧은 만남도 마음을 적셔

우린 다시, 인연을 노래하네


2절

가득 안은 과자봉지처럼

나누고 싶은 내 마음 전해지고

“코리안 맘”이라 부르는 그 말에

가까워진 거리, 따뜻한 마음


삿포로의 밤, 웃음 가득 번져

아이들의 눈빛이 별이 되고

짧은 만남도 마음을 적셔

우린 다시, 인연을 노래하네


신발 한 켤레, 작은 초콜릿

그 속에 담긴 정성의 손길

멀리 돌아가도 잊지 않으리

이 순간이 내 마음의 선물


삿포로의 밤, 웃음 가득 번져

아이들의 눈빛이 별이 되고

짧은 만남도 마음을 적셔

우린 다시, 인연을 노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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