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변호사 우영우의 목소리가 어찌나 맑은지 긴 대사의 단어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어와서 법률용어마저 익숙해져 온다. 고래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이 삽입되어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변호사 우영우가 고래를 좋아하는 것으로 묘사한 것은 작가만의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종종 변호사 사무실에 고래 액자로 걸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을 시 혼자 통제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주위의 여러 가지 사정의 상징으로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의미로 걸어둔다는 것이다.
어려운 순간에 고래가 떠올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변호사로 드라마 내용이 아주 흥미롭다.
오늘은 ‘보육교직원이 알아야 할 영·유아 이상 행동 및 문제 행동의 이해교육’을 받기 위해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삼삼오오 보육교직원들이 강의 장소에 모여든다.
대부분 장애 통합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과 장애 통합 반을 담당하는 담임교사가 교육대상이다. 날씨는 덥지만 경쾌한 발걸음으로 교육장에 들어서는 낯익은 원장님들과 교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자리에 착석하고 나니 바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지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시는 의사 선생님이 강사로 오셨다. 다른 강의는 잘 다니지 않는데 보육교사 대상 교육이고 어린이집에서는 발달 지연이 되는 영·유아들을 돌봐주는 곳이어서 많이 알려주고 싶어서 오셨다고 한다.
수많은 경험을 지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은 영·유아기 아동의 발달 지연 징후와 대처 방법에 관한 이해교육을 시작으로 발달장애의 전반적인 내용을 짚어주신다.
최근에 TV 프로그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발달 지연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게 되고 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다.
발달장애에는 전반적 발달 지연, 지적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의사소통장애 등 여러 종류의 장애가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문에 핫한 이슈로 떠오르는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자폐증이라고 하였으나 요즘에는 문제 행동에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한다.
3세 이전 영·유아기에 사회적 상호작용이 잘 안 되고, 눈 맞춤이 없이 특정 행동만 계속하는 경우 또는 언어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영화 〈레인 맨〉의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 〈말아톤〉의 조승우의 연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상대방과 눈 맞춤이 잘 안 되고, 얼굴 표정을 잘 알 수 없고, 손이나 손가락을 튕기거나 흔들기를 하면서 보디랭귀지의 사용이 상황에 맞지 않으면서도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 어눌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발달 수준에 맞는 또래와의 상황이 잘되지 않고, 의사소통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상대방이 웃을 때 웃지 않고, 특정한 맛이나 냄새, 소리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낸다거나 몸을 흔드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언어적인 측면에서 목소리의 톤이 높고, 이름을 불러도 답하지 않고, 같은 문장을 계속 반복하고, 대화가 되지 않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일반 아동에 비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 등이다.
영·유아기 아동의 발달 지연 현상들은 보육교직원들이 영·유아를 보육하면서 보이는 부분들이기에 정확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영·유아기에 발달 지연으로 이러한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생기는 원인이 무엇일까?’
Harlow의 실험에 의한 ‘헝겊 엄마, 철사 엄마’의 실험에서 보면 우유병이 매달린 철사 엄마에게 우유는 받아먹지만 하루 종일 비비며 노는 곳은 헝겊 인형에게 다가와 포근함에 안주하며, 놀고 있는 원숭이 실험 연구의 결과를 보면 애착은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유아기는 양육자에 의한 안정 애착 형성이 참으로 중요하다. 엄마와 얼굴을 마주치며 눈빛을 교환하고, 기저귀가 젖어 울면 곧바로 갈아줘야 하고, 배가 고파서 울 때는 바로 달려가서 젖을 물릴 수 있어야 하며, 옹알이 시기에는 함께 음률을 맞춰 마더구스를 해줘야 한다.
‘아! 이 사람은 내가 믿을만하구나.’라고 영아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소근육 발달을 위해 어린 시절 할머니 품에서 익혔던 곤지곤지, 죔죔, 도리도리 등의 전통놀이와 아빠표 비행기 태워주기 놀이, 이불 미끄럼 놀이 등으로 감각을 통합시키는 놀이를 해줘야 한다.
공 굴려주기, 간지럼 태우기, 발바닥 문지르고 조물조물 로션 바르기, 손과 발을 도화지에 대고 그리는 놀이 등 신체를 탐색하는 놀이를 통하여 애착 형성을 위해 매일매일 안아주면서 사랑을 확인시키는 행위를 해야 한다.
아낌없이 그늘을 내어주는 나무처럼 아낌없이 무모(양육자)의 몸을 희생해야 한다. 영·유아기에 발달장애를 갖지 않도록 양육자는 이렇게 애착을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오늘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선생님께 들은 교육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엄마와 매일 아침마다 어린이집 앞에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영·유아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슬피 우는 게 아니고, 엄마와의 애착 형성이 덜 돼서 엄마와 떨어지는 일이 무섭고 힘든 일이어서 어린이집 앞에서 계속 운다는 사실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 획기적인 이야기에 위로가 드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그동안 어린이집 현관 언저리에서 발버둥 치며 우는 아이들은 어린이집이 재미없어서 엄마 치마폭을 놓지 않는 것이라면서 좀 더 놀이를 재미있게 확장시켜 주자고 했던 것이다.
발달이 지연되지 않도록 엄마가 필요할 때 언제라도 엄마는 안정적인 애착 형성을 위해서 아이의 곁에 있어 주어야만 한다.
대한민국 엄마들이여! 안전한 탄생의 축복에 감사하며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