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캔에 만 원짜리 캔맥주를 사 들고
지인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스킨세포를 판매하는 사람이다.
본인 말로는 스스로 '500억 자산가'라고
했다.
손님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나는 급히 마트에 갔다.
나는 그분의 직업을 알고 있기에......
과일을 고르고,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고,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같이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인은 캔 맥주 네 개를 들고 왔다.
사무실에는 직원도 적지 않은데
정확히 네 개였다.
순간 기가 막혔다.
금액의 문제가 아니었다.
맥주가 비싸서도, 싸서도 아니었다.
그 네 캔에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말로는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환대는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다.
어디에 돈을 쓰느냐보다
어떤 상황에서 마음을 쓰느냐가 더
분명하다.
스킨세포를 판다는 사람.
미래를 이야기하고,
생명을 이야기하고,
본인은 부자고,
거대한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날, 그녀가 보여준 것은
지인의 사무실에 방문하면서 가져온
네 캔의 온도였다.
물론 그분이 사무실을 방문한 목적은
'영업'이었다.
'영업의 신'은 이런 식으로 하는지.....
사람을 만나러 오면서
그 자리에 있는 직원의 수를 한 번쯤 떠올려
보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그건 자산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사회적
감각의 문제였다.
돈은 많을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https://suno.com/s/ZpSAjWDlEf6q40Vk
1절
네 캔에 만 원짜리
캔맥주를 들고 와
500억이라 말하던 그녀.
손님 온다 해서
마트를 한 번 더 돌았던
내 손엔
사람 수만큼의 생각
차가운 건 맥주가 아니라
그날의 계산
숫자는 넘쳤는데
마음은 모자랐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거리
네 캔의 온도는
너무 정확했어
2절
사무실 불 켜진 자리
직원들 웃음 옆에
놓인 네 개의 캔
누굴 위한 걸까
미래와 생명을
말하던 사람인데
정작 사람 수는
세지 않았나 봐
비싼 건 자산이 아니라
환대의 감각
얼마를 가졌는지보다
어떻게 왔는지
그날 이후로
나는 알게 됐어
돈은 많아도
사람의 온도는 다르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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