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며 비가 내린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나서 장화 신고 우비 입고 등원하며 길바닥에 고인 물에 일부러
발을 담가보며 첨벙거리며 엄 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아들이 군 복무기간 중에 삼박 사일 동안 긴 장마를 길동무 삼아 휴가를 나왔다가 귀대를 하였다. 귀대한 다음날 전화로 “엄마, 곰팡이는 어떻게 제거해요?”라고 한다.
에어컨을 제습 상대로 틀어놓고 휴가를 나왔는데 숙소에 가보니 온통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펴서 냄새가 나고 숨 쉬기도 힘들다고 한다.
이불에도 곰팡이가 펴서 세탁기에 락스와 세제를 넣고 돌리고 건조기에 넣었더니 이불에 폈던 곰팡이는 제거되었는데 온통 벽면, 벽 모서리, 침대 바디 등에 곰팡이 꽃으로 범벅이라고 한다.
곰팡이는 축축하고 어두운 환경을 좋아하고 빛, 습도, 온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장마철처럼 습도가 90% 이상이 되면 곰팡이 포자가 떠다니다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 되어있는 습한 곳을 찾아 안착한다.
그중 화장실, 싱크대, 벽 모서리, 벽면, 신발장 등은 곰팡이가 좋아하는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장마철에 휴가 떠난 빈 숙소는 습한 곳을 찾아다니는 곰팡이 균에게는 계 타는 날이었을 것이다. 아들은 그것도 모르고 제습으로 에어컨을 켜 둔 채 문을 꽁꽁 닫아 놓고 4일 동안 방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곰팡이는 산소를 필요로 하지만 산소 없이도 잘 사는 곰팡이들도 있다. 메주의 곰팡이처럼 발효식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유익한 균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해한 독성물질이다. 유해한 곰팡이 균은 감염속도가 빨라서 빠르게 전염되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곰팡이 균이 몸속의 호흡기에 들어오게 되면 알레르기나 천식,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키거나 생식기, 소화기관 등에 침범하여 염증을 발생시킨다. 또한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곰팡이 균이 온몸에 퍼지면 심장과 뇌 등의 우리 신체의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퍼지게 되면 심내막염, 뇌수막염, 신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집안은 통풍이 잘 되도록 환기를 해야 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하는 방법과 같이 손과 발은 비누로 청결하게 유지하되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하루 종일 혹독하게 혹사당하는 두 발은 무좀균의 온상이다. 근무 중에 신는 신사화, 산행할 때 신는 등산화, 스타킹으로 압박해서 신는 하이힐 속에서 생기는 무좀들도 모두 곰팡이 균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습하지 않게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가족 간일지라도 타월을 따로 사용하고, 감염 후에는 빠르게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전 국민의 고민거리로 급부상되고 있는 탈모는 곰팡이 균이 원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머리를 감고 나면 빠른 시간에 머리카락 속까지 잘 말려주어야 한다. 곰팡이 균이 탈모의 원인이라는 말에 긴 머리카락을 지닌 나는 머리를 말리는데 하루 일과 중에 30분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는 발효식품으로 누룩곰팡이를 이용한 식품가공업이 발달하였다. 간장, 된장, 술 등을 빚는데 누룩곰팡이를 이용하여 맛있는 음식의 부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된장의 구수함이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대표할 수 있는 것도 유익한 곰팡이균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의학계에서는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에서 얻은 의약품 재료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이 곰팡이 균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벽에 핀 곰팡이를 제거하려면 물과 락스를 희석하여 스프레이로 뿌려보라고 했더니 마트에 가서 물먹는 하마를 20개나 사 왔다고 한다. 헐~~~
자주 환기시키고 불볕더위지만 출근할 때는 보일러를 틀어놓고 집안의 구석구석을 말려보라고 하였다. 잔소리 같이 들리겠지만 "화장실에는 락스를 뿌려주고, 화장실 문은 활짝 열어놓고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해주었다. 엄마의 마음은 이미 건강을 염려하며 단열벽지를 들고 서성이는 아들의 숙소 앞이지만.......
장마가 걷혔으니 아들 숙소의 벽에 서식하는 곰팡이는 제거될 것이다. 또한 아들은 곰팡이와 씨름하며 고지를 정복하였다면, 사계절을 대하는 태도가 달리지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생전 겪어보지 못한 고난은 창의적인 노동력을 동반하였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자세는 유익해졌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