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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Jan 25. 2022

아이 많이 낳아요!

  어린이집 원장으로 23년째, 요즘처럼 출생률이 저조하다는 것을 체감해 보기는 처음이다. 10여 년 전부터 출생률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외쳐댔지만 이렇게 까지 떨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을까? 낳기만 하면 나라에서 키워준다고 해도 출생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매년 12월이 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원아모집 기간이다. 요즘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많은데 아이가 없으니 원아 모집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어머님! 대기 1번이셔서 이번에 ㅇㅇ반에 입학할 수 있어요. "

"아, 다른 곳에 입학 접수하셨다고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대기 신청 취소해 드릴까요? 아니면 보류해 드릴까요?"

" 네 입학을 원하신다고요? 그러면 다음과 같은 서류를 갖춰 내방하여 접수해주세요."


  하루에 2명을 모집하기 위해 입소대기 중인 명단을 보면서 입안이 소태가 되도록 전화해서 설명하고, 겨우 입학시켜 놓으면 다음 날 다른 곳으로 정했다고 '입학 취소해 주세요'라고 한다.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음 입소대기 아동에게 전화를 걸어 본다.

  동절기 두어 달을 원아모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만 5세 아동은 졸업을 시켜서 초등학교로 올려 보내고 나면 다시 3월이 되어 입학식을 한다. 입학식을 끝내고 돌아서면 입학식에 불참한 아동의 부모로부터 '입학 취소해주세요. 유치원으로 가기로 했어요.'라는 전화를 받는다.

  매년 입학식 날이면 겪는 일이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요즘의 상황은 좀 다르다. 입학식 당일날 취소하여 원아모집을 다시 하려고 해도 입소대기 신청한 아동이 없어서 전화를 돌릴 수도 없다. 연령대가 다른 대기 아동은 있으나 미달된 반의 대기 아동은 바닥을 보인다.

  그나마 3,500세대 정도의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우리 어린이집은 원아모집 환경이 우수한 편이다. 물론 대형 유치원이 단지 안에 있지만 그것도 문제 되지 않는다.

  주택이나 빌라단지, 복합건물이 없는 마을에 위치한 어린이집들은 아동이 없어서 원아모집이 거의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원의 반도 채우지 못하는 어린이집도 있고, 약 20명 정도 미달된 어린이집들도 생겨나기 시작한다. 올 해는 그만큼 출생률이 저조하여 아이들이 아주 많이 줄어들었다.

  나라의 경쟁력은 높은 인구율이다. 출생률이 저하되는 이 현상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나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한민국 가임기 여성들이여!!!!

아이 많이 낳아요. 어린이집에서 잘 키워드릴게요.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한다고 서울시에서 많이 늘려놓은 탓도 있으나 지속적으로 출생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 하면 출생률을 올릴 수 있을지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이거야'라고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고,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대안들이 아니어서 적용이 잘 안 되는 점이다. 내가 연구를 한다고 해도 정답은 없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아이가 행복한 나라, 여성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행복한 나라, 다양한 슬로건으로 접근하고 있는 출산장려 정책이지만 현실감이 없기에 출생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200백만 원씩 지원금을 준다고 하지만 현실감 없는 지원정책이 젊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이 될지 의문이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  대한민국 아동들이 이 노래를 너무 많이 불렀나 보다. 삶의 무게에 눌려 더 이상 힘이 없는데 아이들은 자꾸 아빠는 힘만 내라고 했으니.......   


  그래도 젊은 엄마, 아빠!  아이 많이 낳아요! 어린이집이 있잖아요.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직원들은 보육의 주체로서 보육에 관한 철학적 태도를 갖고,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잘 키워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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