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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들 Oct 17. 2022

사내 뉴스레터로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유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팀원들에게 팅커벨을 소개하기 위해 써 본 짧은 편지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게재합니다. 이 편지만큼 팅커벨의 시작점과 1년 넘게 만들어 온 마음을 섬세하게 설명한 콘텐츠는 없을 것 같아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지금만큼은 밀당 팀원이 되었다는 마음으로, 밀당 피플팀의 Employee Experience Editor들이 팅커벨에 진심을 쏟는 이유를 헤아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이런 말 들어보셨어요? 웹툰 <송곳>의 대사인데요. 웹툰 자체의 스토리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 대사만큼은 인상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신상의 변화가 생겨 어디든 옮겨갈 때마다 ‘내가 어느쯤 서 있나’, ‘내가 서 있는 데서 보이는 풍경은 어떤가’ 꾸준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래서 ‘당신이 읽고 보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고 이야기들 하나 봅니다.


갑작스럽긴 하지만 옛날 밀당 팀 이야기를 해 볼까요? 2~3년 이상 밀당 팀에서 일해 온 팀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원이 20~30명 수준이던 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고들 해요. 쉽게 상상이 되죠. 다른 팀은 요즘 무슨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또 옆자리 동료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었다고 하니까요. 실은 알고 싶지 않아도 좁은 사무실에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어떻게든 알 수밖에 없었을지도요. 너무 당연한 말이려나요?


밀당 팀이 갑작스레 커지면서는 옛날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겠죠. 마포역 앞 일진빌딩, 널찍한 사무실에 이사하면서 여유롭게 띄워 앉고, 팀마다 어엿한 사무실이 생기기도 하고… 업무 환경은 물론 나아졌지만 면대면 소통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겠고요. 당장 가까운 데서 등을 맞대고 일하던 다른 팀원을, 이제는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볼 수 없으니까요.


팀원이 100명 조금 넘었을쯤 입사한 저는, 자연스레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옛날엔 그게 어렵지 않았는데…’로 시작해 ‘아쉬워요’로 끝나는 말들이요. (’라떼는 말이야’는 결코 아니었다는 걸 알려드립니다) 그러면서 ‘요즘 입사하는 분들이 궁금하다, 새로 생긴 저 팀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싶다, 그냥 팀원 한 명 한 명에 대해 알고 싶다…’ 저도 몸이 하나인데 요구 사항은 한두 개가 아니니 어려워만 갔지요.


팅커벨 1주년을 축하해 준 팀원들의 메시지입니다. 저를 그려준 분들도 있습니다.



고민만 하던 저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자’고 생각하며 팅커벨을 만들었습니다. 할 줄 아는 게 누구든 만나 나눈 이야기를 예쁘게 써서 선보이는 것뿐이었으니까요. 팅커벨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이 뉴스레터가 팀원 사이사이를 마법처럼 연결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지난주 들어온 온택트 선생님도, 창업 11년 차 대표님도 같은 이야기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우리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하고 있구나’ 인식할 수 있다면, 몸집이 조금 커진들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은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겁니다.


이제 다시 가장 먼저 말했던 <송곳> 대사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팀이 커지면 커질수록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잖아요? 이를테면 옆자리 동료와 심리적 거리감은 100명일 때나 400명 일 때나 비슷하겠지만, 옆 팀과 물리적, 심리적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처럼요. 이제는 팀이 아니라 실, 본부, 부문까지 생겨버렸고요.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팀만 해도 10명이 넘는데, 옆 팀, 다른 본부 일까지 어떻게 신경 쓰냐’는 생각은 이기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겁니다. 내가 서있는 데(소속)도 변하지만, 풍경(회사 구조)까지 계속해서 바뀌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 지난함을 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뉴스레터를 꾸준히 보내는 저는, 밀당 팀원들이 현실적 이상주의자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500명, 600명이 되어도 글 하나를 함께 읽으면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한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이상을 꿈꾸길 바라는 겁니다. 그 이상에 닿게 도와주는 도구가 팅커벨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힘을 쏟아 만드는 거고요. 우리가 한 목표로 향해 가고 있다는 감각은 업무에 더 몰입하게 해 주고,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우리 미션에 더 진심이 되게 도와줄 거라고 믿으면서요.


팬층이 나름 두텁습니다(?)


팅커벨이 발전하고 무슨 상관이기에

‘발전’이라는 밀당 팀 핵심가치를 아시죠? 밀당 팀의 모든 의사결정은 우리 핵심가치인 ‘발전’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풀어 말하면 조금 느리더라도 한 발짝씩,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건데요. 엄밀하진 않지만 성장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고요.


문제는 발전을 위한 여러 의사결정 중에 종종 내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바쁜 업무 중, ‘숨 돌리며 팅커벨 한 번 읽어 보시라’는 저희 제안도 어떻게 보면 당장의 몰입도를 깨트릴 수 있으니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겠죠. ‘이게 내 성장, 회사의 발전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고요.


그렇지만 앞서도 이야기해드렸듯, 서 있는 데 따라서 보이는 게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당장 내 시야에선 팅커벨이 스팸메일 같아 보일진 몰라도, 읽고 나면 다른 관점을 얻게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팅커벨을 받아 읽는 팀원들이 ‘바쁘고 할 일도 많은데 뭘 또 읽으래’라고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팅커벨을 읽고 나서 주어진 업무를 성심성의껏 할 수 있게 되면 너도나도 좋을 테니까요. ‘어, 이거 읽으면 업무에 도움 되겠다’고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면 최고겠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더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전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건 없겠습니다.


팅커벨을 통해 다른 팀과 팀원을 잘 이해하게 되면, 내가 하는 이 일이 나와 회사, 그리고 조금 거창하긴 하지만 사회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더 잘 알게 될 거예요. 바꾸어 말하면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잘 알게 된다는 말이지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가며 성장하고 있다’는 이상이 현실로 당겨지는 그날까지 저희도 시의적절한 정보 전달과 재미, 그 경계에서 계속 고민하며 팅커벨을 써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었네요. (제가 그만큼 진심이라 그렇습니다) 이제 ‘팅커벨이 메일함에 도착했다’는 알림이 올 때 조금은 다른 마음이 드시려나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바쁜 만사 다 제쳐두고 팅커벨부터 읽으라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랍니다. 그저 팅커벨을 읽으면서 여러분이 하고 계신 그 일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부담을 드리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레 읽고 싶어지도록 저희도 끝까지 노력할 거고요.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열에 일고여덟은 ‘연결’이라는 가치를 전할 수 있는 팅커벨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 이 내용은 밀당 팀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밀당 사내 뉴스레터 '팅커벨'

밀당 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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