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너무 좋지 않다.
메스껍고 울렁거린다. 음식을 먹으면 곧 토할 것 같다.
최근 직장에서도 학업도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성 위염인가..?하고 생각했다.
몸살 기운이 있는지 몸도 으슬으슬하고 하루종일 잠이 쏟아졌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주말 내내 잠만 잤던 것 같다.
깨어있으면 속이 너무 안 좋고 뭔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도 잘 들지 않아 정말 이틀을 꼬박 잠만 잤다.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신랑도 계속 이 정도면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게 아닌지 확인을 했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냥 이불에 파묻혀 잠만 자고 싶었다.
그렇게 푹 쉬기도 했고 충분히 잠을 잔 터라 월요일에 출근해서는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위염이라고 생각하고 내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왔다. 그런데 약을 먹어도 나아지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그 뒤로도 이틀 정도 출근을 못한 것 같다.
(정말 죄송하지만 의사선생님이 돌팔이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
그렇게 병원을 다시 한번 가보려는 생각으로 생활하던 중 그날따라 이상하게
직장 동료분이 '혹시 아기 생긴 거 아니야?'라고 던진 말이 확 꽂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그럴 리가 없는데..
피임도 늘 신경 쓴 데다가 우리 남편은 정말 자타가 공인하는 철저한 사람이었다.
또 중요한 건 나는 분명히 이번 달에 생리를 했다.
그런데 기분이 묘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
참고차 설명을 덧붙여보자면, 우리는 법적으로 현재 부부이고 같이 지낸지도 1년 정도 된 신혼부부이지만 여러 가지 고민들을 이유로 예식 준비가 조금 늦어지면서 결혼식을 6개월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나는 아직 대학원을 다니며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직장인이자 학생의 신분이었고, 대략적인 졸업 시기까지는 아직도 3학기가 더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계획에 민감한 우리 부부는 이 묘한 상황이 조금은 불안하고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불확실한 상황은 불안을 더 키우는 법.
테스트기를 해봐야겠다.
급한 마음에 점심시간에 테스트기를 구입해 점심시간 마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다.
결과는 두줄이었다.
진짜 기분이 묘하다. 벅차고 설레면서도 한편으론 무서워졌다.
'내가 한 생명을 세상에 나올 수 있게 잘 지켜낼 수 있을까? 후에 정말 이 아이가 세상에 나온다면 잘 키울 수 있을까?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인가? 이 이야기를 듣고 남편이 불안해하진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다.
걱정도 잠시 남편과 연락을 한 후 침착함을 되찾고 우선 병원에 다녀왔다.
"6주 4일 정도 되셨네요. 축하합니다. 임신 유지하실 거죠?"
나도 모르게 당연하다는 듯이 "네."라고 대답했고, 산모 수첩을 받아왔다.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초음파 사진과 산모 수첩을 들여다보는데
아직도 그게 정확히 어떤 기분이었는지 모르겠다.
우선 (걱정을 조금 동반하긴 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없이 설레고 기뻤다는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