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옛사랑들에게
난 잘 지냈어. 이탈리아 피렌체 알아? 나 거기 살아! 말도 안 된다고? 사실 나도 생각도 못해봤어. 그러니까 너랑 만날 때 말이야. 그땐 이렇게 혼자 외국에 나와서 살고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던 일이지 뭐야. 그때는 당연히 함께 있을 줄 알았던 우리는 어느새 서로의 과거가 되어버렸네.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진 아주 예전의 우리 모습이 문득 아쉬워졌어. 그래서 말인데... 이거 남겨야 되지 않겠어?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나의 아주 주관적 기억과 감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네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과 다를 수 도 있고 네가 아주 나쁜 놈으로 그려질 수 도 있어. 그래도 괜찮겠어? 아! 당연히 실명은 밝히지 않을게. 아무도 모를 거야 이게 너와 나의 이야기인 줄은.. 물론 몇 명 알아볼 수 도 있어. 내 친구들 중 몇몇은 내가 쓰는 글을 읽거든. 뭐 근데 내 친구들이야 당시 생생하게 너의 욕을 들었었기 때문에 이 글은 그때에 비하면 엄청 순화된 버전이라고 느낄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널 사랑했을 때의 내가 그리운 날이 있어.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고 너를 위해서라면 정말 두려울 게 없어서 뭐든지 다 할 수 있었던 아주 열정적이고 순수했던 내 모습 말이야. 진짜 힘들었지만 진짜 행복했던 그때를 기억해 내면 지금의 나도 다시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조금 쓸쓸하고 헛된 기대로 이 글을 적어보려고 해. 다시 사랑하고 싶어서... 너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고 싶어서 말이야.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려나. 우리 사랑 이야기를 적어 내려 가면서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고 한다는 게. 그래도 너는 날 응원해 줘야 돼! 내가 너한테 엄청 잘해줬었잖아. 솔직히 그건 인정?
우리가 함께 했던 20대는 서로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 좋은 영향도 때로는 상처도 인생의 단맛도 쓴맛도 다 너와 함께 처음으로 겪어가며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진 거지.
그런 면에서 나도 너한테 정말 고마워! 이건 진심이다. 난 지금의 내가 꽤 마음에 들거든.
그럼 밑밥을 충분히 깔았으니 이제 시작해 볼까 해.
다시 한번 경고하지만 이건 순수히 나의 주관적 기억 100% 추억이야기이기 때문에 때로는 과장될 수 도 왜곡될 수도 있다는 점 양해해 주길 바랄게. 억울하면 댓글 달던가 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