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7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야기에서도 실제 삶에서도, 행동이 중요

딱 1 문장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4)

by 최연철 Jan 17. 2024

코끼리가 할아버지를 먹은 문장을 시작으로 할아버지의 ‘코끼리 뱃속 탈출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 문장을 주제문장으로 활용해 보는 것입니다. 한 문장을, 다음 문장을 이끌어 내는 수단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 모두 한 문장과 관련되게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주제문장을 기반으로 이야기 만들기를 하면 ‘말이 안 되는 문장’에서 ‘말이 되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고, 이야기 구조가 튼튼해질 수도 있습니다.    

 

코끼리가 할아버지를 먹은 문장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드는 건 쉽지 않습니다.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만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지속적으로 첫 문장 내용을 상기시켜주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신중해야 합니다. 억지로 하면 곤란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와중에, 자꾸만 주제문장을 상기시킨다면 아이들의 생각 흐름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주제에서 벗어나도 좋습니다.         

 

만약 한 문장을 주제문장으로 활용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한 문장이 “사랑한다”와 같이 생각이나 느낌을 담은 동사를 포함하고 있다면 주제문장으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가 아니라 “사랑해서 어떤 행동을 했다.”와 같이 행위를 담은 동사라면 주제문장으로 활용하기가 쉽습니다.  

    

글쓰기에 능한 작가라면 상관없겠지요! 하지만 아이들과 이야기 만들기 할 때는 어렵습니다.      


행위를 담은 동사라고 하더라도 그 행동의 여파가 자기에게만 미친다면 주제문장으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같은데 자기 마음에 확신이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래서 애꿎은 아카시아 잎을 떼어냅니다. 한 잎씩 떼어내면서 ‘사랑해,’ ‘사랑 안 해.’라고 말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 행동도 ‘행동’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누군가가 무슨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이 미치는 파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행동을 담은 문장을 주제문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삶에서는 3년째 짝사랑만 하고 있어도 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하나 없이 그냥 마음속으로만 짝사랑해도 됩니다. 그런데 이야기에서는 다릅니다. 이야기에서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짝사랑하는 사람을 따라다니기라도 해야 합니다. (아니, 그건 곤란합니다. 스토킹은 범죄니까 그건 안 됩니다.) 선물이라도 줘야 합니다. (아니, 그것도 안 되겠군요.) 어쨌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로’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행동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최연철, 2024. 2. 12 (wrtn으로 그림)최연철, 2024. 2. 12 (wrtn으로 그림)


영화 시나리오나 연극 대본이라면 굳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마음 상태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플래시백이나 독백, 방백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자신(주인공)의 감정 상태에 대해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더구나 아이들 이야기에서는 그렇게 전개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사랑하는지 아닌지 생각하느라 시간을 많이 쓸 수도 없습니다. 아무튼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느낌 동사로 된 문장을 주제문장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한다면 무엇인가 해야 합니다. 그 행동이 이야기에 나타나야 합니다.      


사실 실제 삶에서도 행동이 중요합니다. 어떤 행동을 취하고 나면 사랑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행동을 통해) 확신을 가지게 되면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참 이상하죠? 확실한 느낌을 가지고 싶다면 그 느낌을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행동을 하면 느낌을 공고해집니다.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행동이 그의 성격이나 인격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이전 03화 주목술카드로 1 문장 만들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