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사계절 중 어떤 계절이 좋은지 물으면 겨울과 여름이라고 답했던 것 같다.
겨울에 태어난 이유이기도 했고, 눈이 오고 눈놀이를 할 수 있는 겨울이 좋았다. 그리고, 빠짐없이 가던 여름여행과 여름 빗소리를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은 누군가 나에게 사계절 중 어떤 계절이 좋냐고 묻는다면, 단연 '봄'이라고 대답한다.
어릴 때는, 수영장을 가지 않는 더운 여름과 눈사람을 만드는 추운 겨울도 아닌 봄이 애매하게만 느껴졌다면.
이제는 그 애매함이 좋다. 어중간한 그 무언가.
어쩌면 봄은 나를 닮은지도 모르겠다. 겨울을 이겨내고 피는 봄이, 그리고 따뜻한 시작을 알리는 봄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꽃을 닮은 아이들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될 때에- 꽃을 좋아하는 그 모습이 나는 참 좋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봄을 좋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