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시시콜콜한 아이들 얘기로. 첫째와 둘째를 운동을 시켜야 된다는 얘기로 시작해서 남편의 안부를 묻고는 이내 나한테 얘기했다. '아빠가 어디서 들었는데 말이야. 하루에 한 번 땀을 흘리는 운동을 꼭 해야 한데. 그러면 병원을 안 가도 된다더라'
그리고는 요즘 남편이 새벽기도를 다니냐는 말을 하면서 나도 요즘 종종 나간다고 말을 꺼내니 이내 나한테 얘기했다. '그래그래. 고난주간이니까 교회를 꼭 나가봐. 아주 좋아'
그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봐. 속에 있는 얘기를 많이 해야 마음에 안 좋은 숨이 자꾸만 배출되지. 속얘기를 많이 해야 돼.'
그리곤 아이들 얘기로 통화를 마무리 지었다.
평범한 이 통화내용에 괜히 눈물이 났다.
아빠와의 통화내용 중 대부분은 아이들과 가족에 대한 안부였지만, 중간중간 섞인 아빠의 말을 통해 나를 걱정하고 있구나를 알아차렸었다. 그냥 느껴졌던 것 같다.
아빠가 나를 많이 걱정하는구나.
생전 표현을 잘하지 않는 아빠가 요즘 나를 많이 걱정한다. 매일 아침 식사 때마다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걸 보니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인 것 같다.
괜찮냐 물으면 '응 나 괜찮아.'라며 평소처럼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아빠의 걱정하는 목소리를 듣고 울음이 터진 걸 보면 여전히 괜찮지만은 않은가 보다.
약을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또다시 괜찮아질 것 같다. 그리고 내일은 다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말씀을 묵상하고 꾸준히 약을 먹고, 그렇게 나만의 루틴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아가야겠다.
언제나처럼. 그렇게 매일을 또 다시 살아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