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잊은 순간들

나의 열정 찾기

by 나답게 류태섭

누군가는 일이라 부르지만, 나에겐 놀이였던 시간

"저 사람 또 뭐 준비하는 거 아니야?"

고등학교 친구들은 제 별명을 '잡기술'이라고 불렀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을 웃기려고 작은 이벤트를 벌이고, 새로운 장난을 고민했으니까요. 대학에 가서는 '이벤트가이'가 되었습니다. 과 행사, MT, 축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떻게든 더 재밌게 만들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게 제 열정이었다는 걸.

남들 눈엔 그냥 장난꾸러기, 분위기 메이커였겠지만, 저는 그 순간들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사람들이 웃는 얼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도 함께 뛰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고, 피곤한 줄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오게 되었고, 저는 주변을 다시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

제 눈에 들어온 건 자기 일에 몰입하며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출근이 즐겁다는 선배, 야근도 힘들지 않다는 지인. 그들의 눈빛은 달랐습니다.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그 표정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나도 저렇게 일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저렇게 만들어주고 싶다.'

막연했지만 확신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행복할 거라는 확신.

그렇게 저는 인사 담당자의 꿈을 꾸었고, 여러 도전 끝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저는 내부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동기부여가 필요한 순간, 방향을 잃고 헤매는 순간,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순간. 그들과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시간들,

특히 아침에 일찍 출근해 후배들을 위해 작은 세션을 열었습니다. 조금 더 재미있게 일하는 걸 돕기 위해.

어느 날 한 후배가 말했습니다. "요즘 출근이 즐거워요. 제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됐어요."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찾던 '시계를 잊는 순간'이라는 걸.


그리고 채용담당 업무를 진행하며, 진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면접실에서 만난 수많은 지원자들. 그들의 눈빛에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 일이 저한테 맞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지원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방황하는 모습에서 과거의 저를 봤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회사 안에서만 도와줄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야겠다.'

그렇게 시작한 강연, 컨설팅, 그리고 지금의 사업.

어느덧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 동안 수만 명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고, 자기 강점을 발견하고, 딱 맞는 일을 찾아가는 그들의 여정을 함께했습니다. 놀라운 건, 그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는 겁니다.


상담이 끝나고 문을 나서는 사람의 표정이 달라져 있을 때. "드디어 제가 뭘 해야 할지 알겠어요"라는 메시지를 받을 때. 몇 년 후 "그때 상담 덕분에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어요"라는 연락이 올 때.

저는 그때마다 심장이 뛰었고, 흥분했고, 행복했습니다.

밤새 자료를 준비해도, 주말에 강연을 해도, 새벽까지 글을 써도. 누군가는 "힘들겠다", "일이 많네"라고 하지만, 저에게는 놀이였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 가장 나다운 순간들.


내가 가장 나다웠던 순간의 공통점

10년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저는 제 몰입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변화가 보일 때였습니다.

숫자나 성과가 아니라, 사람의 표정과 눈빛이 달라지는 순간. 불안했던 사람이 확신을 갖게 되고, 방황하던 사람이 방향을 찾게 되고, 무기력했던 사람이 에너지를 되찾는 순간. 그 변화의 순간을 목격할 때, 저는 가장 몰입했습니다.


두 번째, 발견한 인사이트를 글로 남기고, 이야기로 전달할 때입니다.

상담하고, 강연하고, 사람들을 관찰하며 얻은 깨달음들. 그걸 정리해서 글로 쓰고 말하는 순간. 복잡했던 생각들이 명확해지고, 흩어졌던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이 되는 순간. 저는 완전히 몰입했습니다.


돌이켜보니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회사 다닐 때도, 그리고 지금도.

저는 늘 같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 그들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을 나누는 것. 형태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하나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게 제 열정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일이라 부르지만, 저에게는 놀이였던 시간들. 시계를 보지 않아도, 밥을 거르더라도, 잠이 부족해도. 그저 행복했던 그 순간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열정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쭉, 제 안에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그걸 '열정'이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 '일'이라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


여러분도 그렇지 않을까요?

이미 여러분 안에 있는 그 무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그 순간들. 그게 바로 여러분의 열정일지 모릅니다.


여러분은 언제 가장 몰입하며 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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