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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여행, 언제 가는 것이 좋을까?

포르투갈 가이드북: 여행하는 예술가의 리스본

by 미니고래

리스본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계절 내내 푸른 하늘이 아름다운 맑은 날이면 눈부신 태양으로부터 쏟아져 내리는 햇빛이 리스본을 가득 채우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한국에서 영하의 강추위를 견뎌내야만 하는 12월의 한겨울에도, 리스본의 기온은 9~15℃ 정도로 비교적 온화한 편입니다. 다만 유럽의 전반적인 기후가 그러하듯, 리스본도 겨울에는 습도가 높은 편이며, 소나기처럼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흐린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는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이는 완전히 흐린 날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뜨거운 리스본의 여름 ⓒ미니고래


리스본의 여름은 정말 뜨겁습니다. 하지만 결코 무덥지는 않습니다. 리스본의 여름은 매우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한낮의 햇살이 쏟아지는 곳은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겁기 그지없지만, 기온이 꽤 높게 올라가는 날이라 하더라도 그늘진 곳에 들어가 쉬고 있노라면 제법 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스본의 봄과 가을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조금 더운 편입니다. 해가 저물고 나면 제법 선선하지만, 한낮에는 마치 한국의 한여름처럼 매섭고 따가운 햇살에 피부가 금방 그을려버리고 맙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는 봄의 리스본 ⓒ미니고래


리스본의 봄은 아름다운 꽃이 온 도시를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순간을 여행자에게 선물하는 계절입니다. 리스본을 여행하는 동안 도시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공원이나 정원에 들러 잠깐 벤치에 앉아 쉬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머리 위에 드리워진 가지에 피어난 꽃들, 사근사근 구름이 흘러가는 동안 아늑하고 따뜻한 바람이 여러분에게 속삭이는 허밍(humming, 콧노래)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봄에 리스본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부활절이 있는 4월에 여행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기독교 최대의 축일 중 하나인 부활절은 주로 4월에 있으며, 이 기간에는 리스본 전역에서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마련됩니다. 다만 부활절 주간에는 인근 국가인 프랑스나 스페인 등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리스본을 방문하기 때문에, 숙박비가 다소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리스본의 여름은 활기로 가득합니다. 여름에 드넓은 대서양 바다의 눈부신 모래사장을 찾아가기 위해 전 세계에서 포르투갈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도시 전체가 분주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바캉스 시즌인 8월은 리스본에서 가장 따뜻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한낮의 기온은 공식적으로는 평균적으로 28℃까지 오른다고는 하지만, 햇살이 직접 닿는 곳의 온도는 실제로는 훨씬 더 높습니다. 하지만 해가 진 이후에는 20℃ 내외까지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쾌적한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8월에 리스본을 찾는다면, 여름 바캉스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내 곳곳의 카페와 레스토랑, 채소와 과일을 파는 상점들의 잠긴 문에는 가게 주인이 언제까지 휴가를 즐기고 돌아올 것이라는 쪽지가 붙어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을인 9월이나 10월에 리스본을 찾는다면, 바캉스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시민들의 분주한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서 가벼운 외투를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입니다. 이 기간에 리스본을 찾는다면, 영화관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8월부터 11월까지 리스본을 중심으로 '프랑스영화제(Festa do Cinema Francês)'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2023년 제 23회를 맞이한 이 영화제는 할리우드의 영화문법에 익숙한 한국의 관객들에게는 유럽 영화 고유의 문화와 미장센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리스본의 겨울은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이 적은 비수기에 해당합니다. 다른 계절에 비해서 흐린 날이 더 많고 비가 내리는 날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매서운 겨울날에 비하면 따뜻하기 그지없기는 하지만, 높은 습도가 지속되기 때문에 두꺼운 외투를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감기로 고생할 각오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계절에 비해 숙박비도 더욱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적은 예산으로 리스본에서 머물기를 원한다면 이 시기에 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11월의 리스본에서는 웹 써밋이 열립니다. ⓒ미니고래


11월 리스본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기술산업 컨퍼런스인 <웹 서밋(Web Summit)>으로 도시 전체가 들썩입니다. 주요 행사가 열리는 메인 스테이지는 오리엔테(Oriente)에 있는 알티스 아레나(Altice Arena)에서, 여러분은 인류의 기술이 현재 어디까지 왔으며 어떤 미래가 다가올 것인가를 알 수 있는 전 세계 여러 기업들의 흥미로운 부스들을 방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2월의 리스본은 도시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곳곳에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고, 크고 작은 콘서트가 시민들과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계절과 상관없이 맛있는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 ⓒ미니고래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Pastel de Nata)는 일 년 내내 언제나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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