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엄마라서 그래야 하는 것들
"믹 재거는 재밌는 사람이에요, 4명의 다른 여자에게서 7명의 다른 아이들을 만들었죠. 참 인생 열심히 산 사람이에요. 물론 록스타 믹 재거는 그 애들을 키우지 않았어요. 엄마도 아니니까요, 아빠들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어요. 원하는 사람들과 맘대로 잘 수 있고, 위험한 짓도 하고 마약도 하고 떠나버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상처 받겠지만 그런 경험에서 명곡이 나오는데 누가 신경 쓰겠어요. 그래도 어쨌든 애들은 아빠를 존경할 거예요. 아빠니까 사랑해 줄 거고요. 하지만 엄마라면, 공연이 있어도 학예회 한번 빠지면 안 되고, 결혼식도 가야 하고 이빨요정 노릇도 해줘야 해요. 그걸 빼먹으면 인간도 아니에요."
- 영화 <어바웃 리키> 중
영화에서 이혼 전 리키가 남편을 일중독이라고 일컫는 걸 봤을 때, 리키의 남편은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위해 가정적인 아내를 원했을 것이다. 리키의 경우, 월남전에서 젊은 나이로 사망한 친오빠의 사진을 머리맡에 두며 인사를 건네는 장면으로 추측하건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삶의 허망함을 겪고 나면 삶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타인을 위한 삶보다 내 마음이 원하는 삶 중심으로 구성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키가 자녀를 키우던 때의 시대적 상황이 현재보다 더욱 보수적일 거라 생각했을 때, 주변에서는 더욱 가정에 충실함을 강요했을 것이므로 가정을 돌보는 것에 있어 주위의 배려와 도움을 받으며 꿈을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