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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by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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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H를 만났을 때였다.

“너무 좋아서 아껴가며 읽었던 책 뭐가 있어?”

H가 물었다.

“글쎄, 자주 바뀌어서…….”

읽을 때 괜찮은 건 많았지만 그렇게까지 좋았던 건 떠오르지 않았다.


오늘 발견했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주말>.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영화화됐던 <책 읽어주는 남자>를 쓴 독일 작가다. 그가 박경리 문학상을 받았을 때, 그의 책을 읽었던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찬양했다. <주말>은 그 무렵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다.


보이차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책을 놔두고 왜 안 읽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앞서 가지 못하면 빨리 따라가기라도 해야 하는데, 한창 핫할 때는 본체만체하다가 이렇게 뒷북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 읽은 후 곧바로 읽지 않은 그의 책을 두 권 더 주문했다.


누군가 좋아하는 작가를 물으면 한동안은 베른하르트 슐링크라고 말할 것 같다. 그는 건조하고 담백하고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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