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 분야에 있다 보니까, 싹수가 좀 보여. 되겠다 싶은 사람도 있었고, 저 사람은 절대 안 되겠다 싶은 사람도 있었지. 대부분 맞았는데, 예상이 빗나간 사람도 더러 있었어.”
T의 말을 들으며 나는 그의 눈에 어떤 사람이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 년 전쯤, E와 몇몇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지 말지를 묻기 위해 점집을 찾아갔다. 일은 점점 힘들어지는데 결과는 보이지 않고, 그동안 들여온 공이 있으니 차마 스스로 그만두기는 힘든 시기가 온 것이었다. 내게도 재미 삼아 가자고 했지만, 가지 않았다. 혹시라도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다녀온 결과는 듣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그들 중 몇 명은 결국 그만두었다. 계속했더라면 어땠을까.
속으로 투덜투덜하면서도 나는 묵묵히 하는 편이다.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꾸준히. 주류에 편승하려 하지 않고 목표가 소박해서였을 수도 있다.
"You learn only by doing. 이런 속담은 어느 나라에나 있더라고요. ……계속하니까 나아지긴 하네요. 역시 하는 것만이 배우는 것인 거 같아요.”
내게 한 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C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