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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Nov 17. 2019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는 법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책상에 앉자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라 한번 우울한 감정에 빠지면 우울함과 슬픔, 짜증과 현실도피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꺼번에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한참 진로에 대해 방황 할 때는 그런 감정들에 한번 휩싸이면 그것들을 잠재우는데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오랜 시간이 걸리곤 했다. 


시간이 지나 부정적인 감정들이 잠잠해지고 나면 그때서야 아 내가 왜그랬을까, 그정도로 힘든 상황은 아니였는데, 주위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한건 아닌가라는 후회가 밀려들곤 했다.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는 소용돌이 안에 있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들만이 머릿속에 가득 채워져 실제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정신이 없다.


내 안으로 밀어닥치는 감정들을 아무런 가림막도 없이 그냥 눈을 감고 몸으로 받아내면서 그것들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몇 년을 지내며 이제는 내 안에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폭발할 때 거기서 빨리 빠져나오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했다.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는 방법, 나에게는 그것이 글쓰기였다. 


우선은 부정적인 감정이 솟구치면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를 벗어나고 본다. 감정이 폭발하는 상태에서는 글을 써야지라는 생각도 들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약간의 소강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하자. 화가 나고 부정적인 말들이 입 밖을 쏟아져 나올 것으면, 우선은 사무실을 나와 바람을 쐬거나 커피를 사러 가면서 감정들을 조금 풀어낸다. 하지만 이렇게 잠시 자리를 피해 얻은 안정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악간의 자극에도 다시 금새 폭발해버리곤 한다. 그렇기 떄문에 이건 완전한 해결방법이 아니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혔다면 그다음에 할 일은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 나의 감정들을 다이어리에 단어로 박아내는 일이다.  

화가 난다. 짜증난다 라는 아주 직접적이고 단순한 감정들을 글로 적어내려가다 보면 그냥 짜증나 에서 이래서 짜증난다 라는 구체적인 답변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감정들을 있는 종이에 있는 그대로 다 토해내다 보면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로 향할 뻔 했던 나의 날카로운 칼날들을 모두 종이 안으로 담아낼 수 있다. 글쓰기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감정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들이 솟구쳐 오를때도 그 감정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이렇게 기분 좋게 하는 건지 남기고 싶을 떄가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언제든지 내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는 다이어리와 펜을 가지고 다닌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찌 보면 내 안의 감정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작업 같다. 

그리고 그것을 적어내려가다보며 막연히 소용돌이 치던 감정들이 하나씩 하나씩 단어라는 형태를 가지고 무겁게 종이에 내려 앉는다. 내 감정을 객관화 시키는 방법일 수도 있고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밖으로 한걸음 내딛는 작업 같기도 하고 .


살면서 좋은 감정뿐 아라 싫은 감정도 느끼며 사는 것이 당연하고 어쩌면 나를 더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시켜줄지도 모른다. 다만 내 마음이 많이 힘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정리하고 비워내기.


부정적인 감정 -> 글쓰기라는 패턴을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어느순간 부정적인 감정이 들자마자 그것들을 적어내려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감정들을 빨리 해소할 수록 원래 일상으로 돌아오는 시간도 그만큼 빨라진다. 나는 이것을 개인적으로 회복탄력성이 좋아졌다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내가 조금 더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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