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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Nov 17. 2019

드라마틱하게 삶이 변하진 않았지만


20대 때는 내가 대단한 인생을 살거라고 생각했다. 다 잘풀릴 것이며 내가 좋아하면서도 보수와 근무여건 모두 만족스러운 곳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근거없는 자신감과 행복한 상상을 하곤 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 체 말이다.
 

일을 통해 내 삶의 기쁨을 얻고 삶의 목적을 느끼며 그렇게 천직인것마냥 살면 행복할 줄 알았다.
 

직업 하나로 내가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그렇게 한단어로 표현하기엔 내가 생각보다 복잡한 인간이었다.
 

복잡한 나를 받아들이면서 긴 방황이 끝났지만 예상치 못한 공허함이 찾아왔다.
 안정된 삶 속에서 공허함이 찾아들때면 이건 안정주의자의 어쩔수 없는 숙명인가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모든걸 내던지지 못한 나의 책임인가라는 생각에 내 선택들을 다시 뒤돌아보는 순간들도 있었다.그와 동시에 어떻게든 부족한건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동안 지금은 아니라며 언제일지도 모르는 날들로 미뤄뒀던 무언가에 대한 관심과 즐거움을 내 하루에 하나씩 꺼내 놓았다. 그런 짧은 순간들을 통해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조금씩 공허함이 채워지길 원했다.
 

아직도 가끔씩 공허함이 찾아오고, 마음 한켠에 바람이 불어닥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삶의 한 부분임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이 글을 쓰다보니 내가 느낀 내 삶의 공허함은 목표의 부재에서 왔던 것 같다. 그 동안은 꿈이라는 것을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과거와 현재를 다받아들여버리고 멈춰버렸으니 순간 여긴 어디고 나는 지금 누구인지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했던 내 삶의 작은 행동들이 내 삶 속에 파랑새를 찾는 일이었고 새로운 파랑새를 만드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꿈을 어떤 직업이 되고싶다 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만큼, 내가 상처받지 않고 지치지 않게 나만의 속도로 걷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것. 그것이 내가 나를 위해 해주고 있는 것들이다.

드라마틱하게 삶이 변화되길 꿈꾸기 보다는 내 삶의 아쉬운 부분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그렇게 오늘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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