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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현 Aug 30. 2020

019_여름의 몸에 관한 기억들

여름의 몸에 관한 기억들



1. 머리카락 : 약간 곱슬인 듯하고 많이 기르면 부채처럼 펼쳐진다. 난 묶은 것을 좋아한다.

2. 두상 : 두상이 동글동글해서 참새 머리 같다. 그래서 휴대전화에는 여름을 짹짹이라고 저장했다.

3. 눈 : 갈색. (009_갈색 눈동자 참고) 눈꺼풀에 실핏줄이 보인다.

4. 쌍꺼풀 : 얇고 모양이 이쁘다. 피곤할 때는 5겹이 되기도 하고 울고 잔 날은 아예 없어지기도 한다.

5. 코 : 약간 두툼한 복코에 가깝다. 관상을 보는 사람마다 돈을 잘 벌어올 코라고 한다. 코는 아버지에게서 그대로 물려받은 듯싶다.

6. 입 : 나는 여름의 입을 좋아한다. 입에서 감정이 제일 잘 드러난다. 화나서 튀어나와 있거나 긴장해서 덜덜 떨릴 때나 슬플 때도 그렇다.

7. 이 :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데 음식물이 잘 끼게 생겼다. 그래서 이가 잘 썩는다.

8. 귀 : 우리 둘 다 서로의 귀에 입으로 바람을 넣는 장난을 좋아한다.

9. 턱 : 약간 각이 져 있어 본인은 싫어하는 듯하다. 내가 보기엔 매력포인트고 턱 덕분에 볼이 빵빵해 보여서 귀엽다.

10. 목 : 여름은 털이 많다. 뒷머리에서부터 이어진 털이 목에서부터 등까지 이어져 있다. 털이 많으면 미인이라고 말해주었다.

11. 어깨 : 여름은 어깨가 넓은 편이다. 골격이 큰 건 아닌데 여러 가지 운동을 열심히 하고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다.

12. 팔뚝 : 팔뚝살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름의 팔은 뼈랑 근육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듯하다. 수제비를 떠놓은 것처럼 팔이 납작하다.

13. 손 : 여름은 체구에 비해 손이 큰 편이고, 나는 체구에 비해 손이 작은 편이라 우리 둘은 손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잡고 있기에 좋다.

14. 갈비뼈 : 마른 편이라 갈비뼈가 잘 보인다. 여름의 갈비뼈로 가끔 기타 연주를 해주면 좋아한다.

15. 배꼽 : 아주 매끈한 참외배꼽이다.  

16. 위장 : 소화기관이 안 좋다. 여름의 어머니와 나는 그 이유에 대해서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밥 대신에 과자를 주식으로 삼았던 전력 때문이다. 요새는 건강한 걸 자주 찾아먹으려고 노력한다.

17. 엉덩이 : 난 여름의 엉덩이를 좋아한다. 엉덩이를 자주 때려보고 싶은데 본인이 싫어해서 자주는 못한다.

18. 다리 : 보기보다 근육질이다. 상체보다 오히려 더. 어릴 때는 태권도를 열심히 했고, 성인이 되고 나서 취미로 발레를 열심히 한 덕분인 것 같다. 참고로 최근에는 폴댄스를 배우고 있다.

19. 종아리 : 알이라고 부르는 종아리 근육을 빼고 싶어 한다. 밤마다 유튜브를 보면서 종아리 근육 빼는 스트레칭을 한다. 종아리에 근육이 있으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말하지만 역시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듯하다.

20. 발 : 볼이 넓은 편이라 정사이즈 운동화를 신으면 새끼발가락이 고생하는 것 같다. 나는 한 치수 큰 걸 신으라고 하는데 딱 맞게 신는 게 이쁘다고 내 말은 잘 안 듣는다. 신기하게도 발 냄새 같은 게 거의 안 난다.

21. 수족냉증 : 여름엔 괜찮은데 날씨가 조금만 추워지면 손발이 얼어붙는다. 그래서 일찍부터 양말을 신고 잠을 잔다. 가끔은 발을 내 다리 사이에 끼워 넣는다.

22. 발톱 : 손톱이랑 마찬가지로 길러서 예쁘게 깎지를 않고 매번 손으로 뜯는다. 나는 매번 그걸 말린다.

23. 걷기 : 운동은 열심히 하면서 걷는 건 안 좋아한다.

24. 멀미 : 차를 오래 타면 가끔 멀미를 했는데, 폴댄스를 하면서 봉을 잡고 돌다가 멀미가 심하게 왔다. 요새는 멀미약을 먹고 폴댄스를 한다.

25. 두통 : 자주 두통에 시달린다. 혈액순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26. 빈혈 : 가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 빈혈이 세게 온다고 했다. 처음에는 웃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제법 위험한 일인 것 같다.

27. 운동신경 : 스포츠 같은걸 좋아한다. 나랑 배드민턴 내기를 하다가 져서 진심으로 성질을 냈다.

28. 피부 : 하얀 편이다. 피부가 타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민감한 편이라 여드름이 많이 날 때가 있다. 안 좋은 걸 먹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혹은 뭐 다른 이유로. 오랜만에 피부과에 가서 선생님 많이 심각하죠?라고 말하니 선생님이 한번 해봐야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29. 감기 : 크게 아픈 적은 생각보다 별로 없다. 감기도 잘 안 걸리는 것 같다. 다행이다.

30. 체중 : 요새 체중이 늘었다고 걱정이다. 그거 다 근육이라서 상관없다고 말해주었다.


생각나면 보충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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