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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프레임'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본인의 '프레임'을 점검해 보자.

by 문하현

사진 전시회에서 유달리 눈이 가는 작품이 있었다. 멀리서 보면 칠흑같이 새까만 우주에 어지럽게 흩뿌려진 별들이 촘촘히 박힌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실제로 검은 배경에 흩뿌려진 밀가루를 근접촬영한 것이었다. 그저 이런 발상을 현실로 끄집어낸 작가에 대해 놀랍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스쳐 지나가던 중에, 문득 '우주'에서 순식간에 '식재료'로 생각의 프레임이 이동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생각의 '프레임'이라는 것은 '관점'의 동의어로 치환할 수 있다. 즉, 어떤 대상에 대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 '사고의 틀'인 것이다. 매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과정이기에, 우리는 평소에 어떤 프레임에서 사고하고 있는지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는다. 특정한 사건에 대하여 A와 B의 반응이 완전히 상반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A는 사건에 대해 "충분히 화날만한 상황이다"라고 말하는 반면, B는 "과연 화가 날 만큼 대수로운 상황인가"라고 말한다. A에게'크나큰 사건'이라는 프레임이, B에게는 '사소한 사건'이라는 해석의 프레임 밑에서 반응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해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프레임을 은연중에 고정시키기 때문이다. 프레임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내 프레임이 명확히 틀린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이 프레임은 그냥 폐기시키면 그만이다. 오히려 기존의 프레임을 고수해야 할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어떤 프레임에서 사고하는 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에 있다. 내가 지금 활용하는 프레임이 무슨 프레임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거나 못한다면, 프레임을 통해 발생하는 사고에도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상존하는 데다가 프레임을 수정하기도 쉽지 않다.


맨 처음에 언급했듯이 프레임은 안경을 갈아끼우듯 스스로가 수정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 의지와 무관하게 시시각각 수정된다. 그러므로 항상 어떤 프레임을 갖고 바라보는지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 지금 현재의 프레임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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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