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콘만 먹던 아이가 자기 생일날 랍스터를 사줬다

by 예나네

2022. 8. 23. 화

그때 난
아이가 콘만 좋아하는 줄 알았다.


아이는 생 때 맥도널드에서 콘을 자주 사 먹었다. 거기 갈 때마다 매번 콘만 먹었다. 햄버거나 감자칩을 사줄까 물어도 한결같이 50센트(500원) 짜리 콘만 고집하였었다. 세일할 땐 350원이었다.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한 후로는
아이가 달라졌다.


엄마, 맛있는 데 가보자.

엄마, 이거 사주까.

엄마, 이왕 사는 김에 좋은 거 사.


쉬는 날마다 엄마를 맛집으로 몰아넣고, 엄마한테 스마트 시계, 와이어 리스 이어폰, 심지어 자동차 바꿀 때도 업그레이드된 차종으로 바꿔주느라 거금을 보탰다. 엄마랑 사는 셰어 비라면서, 매주 한 번도 안 빠지고 내 계좌로 일정액을 송금한다.

딸아, 엄마 돈 있어. 이젠 그만 보내. 내가 그러면, 아니야, 울 엄마는 나한테 얼마나 돈을 마이 썼는데. 등록금에 음식에... , 배시시 웃으며 또 자기 시를 읊는다.




오늘은 내가 위내시경을 했다. 내시경 후 나를 픽업할 사람이 필요해서 아이가 휴무인 오늘을 택했다. 알고 보니 아이는 내일까지 휴가를 내었다. 병원에서 친절한 간호사가 나의 위 상태 검진 결과는 올 굳이라 귀띔해주었다. 리고 닥터가 검사한 나의 위 사진이 든 설명지를 나의 친절한 친동생만큼이나 친절하게 건네주었다. 위조직 검사를 했다며 그것에 관해 더 자세한 내용은 6주 이내에 GP인 닥터 후세인한테 예약을 하고 가서 알아보면 된다고 한다. 3년 전에는 선종을 3개나 떼어냈기에 내심 걱정했는데, 올 굳이라니 휴, 천만다행이었다.




돌아오는 아이의 차 안에서 아이가 배시시 으며 말했다.

엄마, 내가 뭐든지 다 해줄게. 내일까지 엄마 맘대로 다 시켜. 엄마는 쉬기만 해, 알았지.

내가 대답했다.

오, 알았어. 울 딸 고마워. 사실 그때 엄마가 사별을 겪으며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이었는데, 울 딸이 엄마를 날마다 밤마다 웃게만 해줘서 엄마가 이렇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어.

딸의, 에이 뭐 또, 하는 바톤을 받아 내가 다시 말했다.

너랑 있으며 날마다 웃는 가운데, 즐거운 가운데 엔도르핀이 생기고 도파민이 생겨서 건강할 수 있었던 거지. 극한 스트레스까지 물리쳐 준 거지. 이건 팩트야. 하다 보니 집에 도착했다.



올 유월엔 자기의 생일날에,
나를 레스토랑에 몰고 가서 랍스터를 사주었다.


내가, 파스타 먹자. 생일날은 면을 먹어야 돼. 하자 엄마, 이거 한 번 먹어봐. 하더니 랍스터를 시켜서 내게 몽땅 안겨주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자기는 맨날 500원짜리 맥 콘만 먹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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