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제게 이렇게 말을 걸어온다면제가 퍼뜩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고요.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단순한 문장이며 단어들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어쩜, 밤새워서 수십 번을 되새겨야 익혀지는 문장일 거라고요.
몇 년 전 저는 이곳 호주교회에서 하던, 워킹 홀리데이 온 이태리, 프랑스, 대만, 일본 (아, 한국인은 없었네요.) 젊은이들에게 저녁을 제공하는 그룹에 잠깐 동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외손주 돌보미로 멀리 가서 사느라 그만두게 되었지요. 호주인들 여남은 사람들과 음식을 한 가지씩 만들어 가서 푸짐하고 따듯한 밥상을 차려놓고, 그들과 빙 둘러앉아서 같이 먹으며 재잘재잘, 아니 더듬더듬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성경을 읽는 자리였지요.
어느 날 제가 호주사람들에게 "복숭아 과수원"을 말하였는데 호주사람들은 그걸 한참 동안 못 알아들었어요. 그때만 해도 얼른 폰을 꺼내어 영어단어를 쳐서 퍼뜩 들이대지는 못하는 시절이었나 봅니다."peach orchard"라는, 그들에게는 지극히 단순할 이 단어를 그들에게 이해? 시키는 데 한~참을 걸렸습니다. 그때 호주 여인 제인은 우습다며 탁자까지 타다닥 두드리며 한바탕 웃고 끝났지요. 뿐만 아니라 "잡지"라는 단어, "magazine"도 그랬습니다.
그들이잘 못 알아듣는 발음은 그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래의 지극히 쉬운 문장에 든 단어들도 그런가 봅니다. 선생은 a)의 발음은 짧게 , b)의 발음은 길:게 하라 했으나, 그 길:고 짧음은 몇 초도 안 되는 간극이니, 얼핏 들으면 똑같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연습을 자꾸 하다 보면 그래도 달라지는 걸 목격했답니다.우리의 청각도 아는 만큼 들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