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희망이 곧 긍정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인사는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갑자기 부서장이 바뀐다는 소리에 모두들 긴장했음은 물론이다.
물망에 여러 사람이 올라왔는데 예전에 같이 일했던 과장님께서 오신다는 소식에 내심 그렇게 되길 바랐다. 함께 일할 때 편하기도 했고 가끔씩 그 시절 팀 사람들 같이 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함께 거론되신 분들은 무섭거나 소위 힘들다는 평이 지배적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힘든 이 세상에 좋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얼마나 복인지 아는 나이기에 정말이지 그렇게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운명은 가혹하게도 아니면 역시 예상대로 나의 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니다. 왠지 처음에 내가 선호하는 부서장에서 바뀌게 될 것 같았다. 그 촉이 맞았다. 맞으라는 다른 것은 맞지 않고.
예전에도 이런 적이 적지 않았는데 근데 그렇다고 해서 그 결과가 언제나 나에게 불리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내가 기어코 바라는 대로 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좋았던 적이 많았던 것.
이쯤 되니 이번에도 새로 오신다는 그 깐깐하고 힘든 부서장님께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슬며시 생겼다.
늘 예상하는 대로 희망하는 대로는 결코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나쁘지 않은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래서 이제는 어떤 사안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다. 직접 겪어보고 판단하기로. 이제 모든 것에 대해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이 또한 나쁘지 않더라. 삶이란 그런 것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