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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09. 2023

메시가 MLS에 가는데 애플이 영향을 미쳤다?

축덕질과 산업 지형 변화

메시가 현재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망과 계약이 만료되자 그의 행선지가 축구팬들의 관심사가 된 상황입니다. 6월 8일 공개된 영상을 보니 마이애미로 향하는 모양입니다.

https://navernow.onelink.me/o5cK/vytp8gsb


마이애미는 영국의 축구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로 있어 유명한데요. 메시의 마이애미행 기사를 보다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글을 씁니다.


미디어의 시각을 벗어나기

클릭을 유발하는 미디어의 시각에서 한발 떨어진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는 기사에 따르면 엄청난 연봉을 제시한 사우디 아라비아 리그로 가느냐 메시의 로망인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느냐로 압축할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내막과 인간의 욕망은 짧게 소비하는 기사에 담기 어렵기 때문에, 대중의 호기심 자극에 좋은 '축구(혹은 명예) vs 돈'의 이분법은 미디어가 좋아하는 구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 선수들의 나이대를 보면 어린아이 육아 환경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거 환경에도 신경을 씁니다.

구글링 해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그런 흔적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시가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그가 직접 공개한 영상을 보면 그의 마음은 바르셀로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시가 떠날 때부터 바르셀로나는 재정 문제를 겪고 있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가장 크게 작용한 듯합니다. 그 이외에의 옵션은 정서적인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조건으로 비교 판단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는 단정적으로 이야기해야 주목을 받습니다. 그러니 이분법이 분명 사실 그대로는 아닐 것입니다. 딱 무엇 때문이라고 콕 집어서 말할 수 있을까요? 당사자로 모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제가 기자도 아니고)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애플이 메시 영입에 영향을 미쳤다

제가 해당 뉴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다음 구절에 있습니다.

인터 마이애미는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사 '애플'의 지원 속에 메시 영입을 추진한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이번 주 초 MLS는 애플TV+의 리그 스트리밍 패키지인 MLS 시즌 패스의 신규 가입자가 창출한 수익의 일부를 메시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양 측은 메시가 MLS에 참여하는 것을 이익으로 보고 있다. 애플과 MLS는 올봄 10년간 2억 달러(약 3조 2,575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단 해당 축구 기사 제목부터가 '애플', 영입에 영향 미쳤다'로 끝났기 때문에 클릭했습니다. 기사는 외신을 인용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로써 메시는 유럽 밖에서 뛰는 첫 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BBC'는 "메시는 라이프스타일과 축구를 넘어 확장되는 대형 브랜드와의 거래를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MLS의 유혹을 받았다. 그는 이미 마이애미에 집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축덕들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보게 만들었던 토트넘의 다큐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작년에 토트넘을 한국에 초청했던 쿠팡플레이는 올해는 아예 K리그 중계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분석이랄 것도 없이) 가볍게 현상만 보아도 OTT와 축구의 결합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프로 스포츠를 넘어 강력 콘텐츠가 되는 축구 스타

인용한 기사에는 축구 용품 스폰서인 아디다스 연관설도 있습니다.

또한 메시의 스폰서 중 하나인 아디다스까지 메시의 미국행을 주도하고 있다. 매체는 "MLS의 가장 큰 기업 스폰서 중 하나인 아디다스는 메시를 미국으로 유인하기 위해 조치를 준비했다. 메시는 2006년부터 아디다스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다. 2017년에는 평생 후원 계약을 맺었다"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어떤 조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편, 제목 어그로에 이끌려 클릭한 또 다른 기사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현지 매체에선 메시의 데뷔전 입장권 가격은 무려 1034% 이상 올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스타 선수 영입으로 인해 입장권과 유니폼 판매 수익을 얻는 일은 프로 스포츠의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OTT의 경우를 보면,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 / 서비스 / 유통 / 미디어

그리고 요 며칠 제 페북 담벼락에 압도적인 분량으로 올라오는 애플 비전 프로가 소식 탓에 이 아름다운 기기가 가져올 생태계와 연관성을 떠올려 봅니다. 구체적으로 상상을 하면 억지스러운 연결만 떠올라 '구조적으로 가치 사슬이 바뀌고 있다'라는 점에 초점을 둔 추상적인 생각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메시를 축구 선수로만 보지 않고, 가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의 소스로 볼 수 있습니다. 상상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축구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획이 아니라 제작을 하려면 영화 산업의 전통적인 고민을 만날 듯합니다. 선투자의 위험을 누가 질 것인가? 이 질문은 다시 스무고개처럼 답을 하게 합니다. 규모를 만들 수 있는 창의력이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축구팀과 애플도 제휴할 수 있겠네요.[1]


'누구랑 제휴할까?'라고 질문을 해 보면, 금세 주도권에 따라 제휴가 아니라 '생태계를 확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상상일 뿐이니까 이런 식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을 시도하니 이번에는 서비스, 유통, 미디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방금 언급한 애플 비전 프로는 하드웨어인가 미디어인가 하는 정의 자체도 헷갈리니까요. 축덕이면서 디지털 전환이 전공인 저는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았지만, 흥미로운 변화란 생각에 미소를 지으면 이 정도 느낌만 기억하는 채로 그만두었습니다.


주석

[1] 제휴를 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사실 여부를 갖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환경에 대해 그저 생각을 해 볼 뿐입니다.


지난 축덕질과 야덕질

1. 훌륭한 스토리텔러를 모델로 삼기

2. 스토브리그에서 배우는 동시대의 지혜

3. 물경력을 걸러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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