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마음을 꾹꾹 눌러, 고이 접어
오빠, 좀 놀랐어? 이 노래 익숙하지? 이스탄불 바닷가에서 오빠가 이 노랠 들려준 순간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 예상치 못한 프러포즈가 감동적이었고 덕분에 행복했어. 그 순간이 정말 소중해서 나 눈물도 안 나더라.
생각해보면 꼭 그런 서프라이즈가 아니더라도, 오빤 내 삶을 풍성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 이번에 영상을 만들면서 지난 10년을 돌아보는데 오빠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10년 전 사진 중에 쓸만한 사진이 정말 없더라구. 오빠 말대로 10년간 오빠사랑을 받아 좀 예뻐진 것 같기도 해:)
사실 그보다도, 10년간 오빠와 함께하며 조금은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단 생각을 했어. 여전히 부족하지만 말보다 듣기를 더 하려고 노력하고, 더 겸손하게 다른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배운 것 같아. 또 나 자신을 잘 모르겠고 미래가 막막할 때, 어둠에 갇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법도 배웠지. 그리고 막연히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 얘기를 했을 때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오빠를 보며 오히려 함께 해볼 수 있겠단 용기를 얻었던 것 같아.
오빠도 얘기한 것처럼, 결혼은 사실 그 자체로는 혼자인 삶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일지 몰라. 하지만 10년 전의 나보다 오빠 옆에 서있는 오늘의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오빠와 함께,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떨리고 또 긴장되지만, 난 지금부터 시작될 제2의 인생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왜냐면 J 같은 파트너와 함께니까.
언제나처럼 다정하고 따듯한 너의 사람이 될게. 오빠가 늘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많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마음을 가득 담아 희소가
BGM: 스텔라 장 - L’Amour, Les Baguettes, Paris
https://youtu.be/XtYGk-kvWP0?si=GFBE4rcrr0F-aU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