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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뇌

제프 호킨스 / 이데아

by 달을보라니까


뇌 표면을 작은 점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뇌의 작은 부분이 특정 활동을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뇌는 넓은 영역에 있는 신경단위들이 개별 사안별로 연결되고 경쟁하며 강화되면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저자의 의견이 넓직하게 채색한 색상과 다닥다닥한 점으로 잘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뇌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작용이 ‘세계예측모형’을 형성하고 유지하며 동시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각 부위별로 고정역할을 부여하는 전략은 모든 필요기능을 항시 활성화해야할 뿐 아니라 태생적으로 독재적이다. 에너지 효율적이지도 상황효과적이지도 않을 경우가 많고 결국 개체의 생존에 유리하지 않다. 반면, 뇌의 작동에 필요한 연결이 동태적으로 구성과 해재 그리고 재구성을 반복하는 것라면 , 생존에 필요한 연결을 강화하고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연결을 해제하거나 후순위로 미루게 되어 각 개체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진다. 결국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뇌의 미시적 작동에 대한 이런 저자의 의도를 잘 집약해서 나타낸 표지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영문본 표지는 꽤 다르다. 단일 뇌의 구조적 특성과 그에 따른 작동이 아니라, 큼직큼직한 퍼즐이 어떻게 맞춰지는가가 표지의 주제다.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십만년의 선택과 훈련 그리고 강화의 결과로 뇌는 특정 경향성을 가지고 태어나며, 그 결과 만들어진 세계예측모델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외부 감각기관이 전달한 극파를 해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뮬레이션 세상에 사는 셈이고,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사는 셈이기도 하다. 따라서 뇌의 미지적 적동기재보다는, 뇌가 어떻게 조직되는가가 더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인간 지능의 실존적 위험과 그에 대비하기 위한 더이상 다윈주의 과정을 포로로 살아가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더더욱 그렇다.


한글본 표지는 책의 1부에 집중한 것이고, 영문본은 3부에 주안점을 둔 셈이다. 매우 흥미있는 관점차이다.


천 개의 뇌 - kor en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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