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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손에 책 한 권 씩

청춘의 독서 / 유시민 / 웅진지식하우스

by 달을보라니까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봄날을 배경으로 피어 나는 꽃을 찍은 사진을 네모난 갈색 사각형이 가리고 있다. 파란 하늘과 꽃은 청춘을 뜻하는 것이고, 갈색 사각형은 책에서 말하는 고전임이 분명하다. 파릇파릇한 청춘들의 손마다 위대한 고전을 한 권씩 쥐어주고 싶어하는 저자의 따듯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진다.


그러나 참으로 못난 표지다.


표지에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장마다 나오는 세미콜론(;)에 눈길이 간다. 세미콜론은 뭔가를 부연하거나 연속해서 서술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장부호인 만큼, 자신이 선별하고 이해한 것들을 여기에 담았으니 이제부터는 당신들이 원하는 더 많은 책과 생각을 덧붙혀주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메시지로 보인다. 그리고, 세미콜론이 마침표와 쉼표의 조합임을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여기까지"와 다른 누군가의 "다시 시작"인듯도 하다. 어찌됐건, 다음 세대에게 바통을 넘긴다는 의미로 읽힌다.


저자의 선구안이 돋보인다. 15개 고전에 대한 저자의 코멘트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내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초판에 딸려 온 필사노트를 하루에 한 페이지씩 쓰기로 했다. 앞으로 한 달여가 충만할 듯하다.


다만, 인용된 문장들에 가는 글꼴과 작은 글씨를 사용한 것은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노안을 생각해서 새 판을 낼 때는 재고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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