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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을보라니까 Nov 13. 2023

#25. 빅뱅의 메아리

이강환 / 마음산책


코스모스를 접한 중학교 이후 처음 읽은 과학책인 "우주의 끝을 찾아서"의 저자가 쓴 책이라 주문할 때부터 기분이 좋다. 우연히 보게 된 그의 강연 비디오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후 꾸준히 과학책을 읽고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의 말과 글은 간결하고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우주는 고정불변인가에 대한 물음부터 나이와 거리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할 때 그는 관련된 이론과 관측을 개요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유도한다. 과학을 하는 옳은 방법이 무엇인가에 고민하는 동시에 빅뱅우주론의 가치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누군가가 제기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극복하면서 답을 근접해 가는 집단적이고 연속적인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한 명의 천재가 갑자기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표지에 쓰인 사진은 소위 CBR로 불리는 우주배경복사다. 이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갔는지 생각해 보면 천문학은 참으로 장비빨의 영역임은 틀림없다. 그것도 돈 안 되는.


138억 년 전에 우주로 뿜어져 나온 최초의 빛이 지금도 배경복사의 형태로 오고 있고 관측된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그러나 일견 볼품없어 보이는 이 사진으로 빅뱅 직후에 발생한 우주적 스케일의 메아리를 확인할 수 있고, 어쩌면 여기서 우리가 가진 궁극적인 의문인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사실 멋있거나 예쁜 표지는 아니다. 그러나 이 표지는 증표다. 의문을 가지고 있고, 질문을 하며,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그런 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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