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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삼,십대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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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헤이 Apr 11. 2022

삼,십대 ep.7

기대 그리고 두번째 화살


오늘 나를 힘들게 한 것



기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도 못한 변수로 문제가 생긴다.


오늘도 어김없이 변수가 생겼다.

문제는 해결하면 그만인데, 나는 무엇에 그토록 서럽게 울었을까.


감정의 뿌리까지 들여다보니, 그곳엔 '기대'가 있었다. 

나를 이해해줄 거라는 기대, 나를 좋아해 줄 거라는 기대.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툭툭 내던지는 어떤 사람의 무례한 말들은

오랜 시간을 들어왔어도 도통 면역이 생기질 않는다. 

관계가 편해지니, 오히려 무례함의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질 뿐이었다.


그 사람은 일적으로 유능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와 닮은 점이 꽤 있어, 예전엔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나는 그 사람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오만하게도 혼자 지레 기대를 가졌던 것 같다.


오늘 나를 힘들게 한 건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기대를 걸었던 나 스스로에게 든 실망감이다.


매일 불만 투성이었지만, 

사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 언저리에 남아있던 모양이다. 

하지만 속도 모르고 시도 때도 없이 마음에 생체기나 내는 

그런 무례한 사람은 나의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다. 

이제 내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흔적조차 남지 않게 지워보려 한다.


그 사람은 처음으로 자신에게 마음을 열었던 유일한 사람을 잃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의 대단한 커리어엔 대체 무엇이 남았을까?

그렇게 내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몇 번이고 터트렸다.


문제를 바로 보고 나니,

괴로웠던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졌다.



두번째 화살


상처를 받았을 때 화살을 맞은 것 같이 아팠다. 

하지만 나는 늘 버릇처럼 두번째 화살을 내게 던졌다.


'내가 잘 못해서 그래. 나 때문이야. 내 탓이야.'

'이런 내가 싫다. 또 실수했어. 난 왜 이럴까. 쓸모없어.' 

그렇게 늘 스스로를 탓하며 슬픔을 정통으로 느껴왔다.


여태껏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건강한 비판이 아닌, 

잘못된 비난이었음을 가려낼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이제 화살을 맞는 건 한 번만으로 충분하다. 

두번째 화살은 내가 아닌, 잘못된 비난을 한 당신에게 날릴 거다.


으른의 복수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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