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하게 시린 날도 너는 해나로웠다.
그저 안 된다고 그르쳐도 너란 잔은 내 마음에 쏟아졌다.
천 번을 고민하고 너란 존재가 주는 기쁨에 대해 말하려 해도 망설여진다.
너의 투덜거림조차 나에게는 그저 고마웠다.
대꾸할 틈도 없이 뱉어내는 고단함에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그저 듣기만 한다.
온 신경이 널 향하기에 온몸이 굳어도 흘러가는 대로 너에게 맡기고 싶다.
어찌 반응할지 몰라 헛소리를 하는 나에게
넌 또 누구보다 친절하게 반응한다.
너의 그 순수한 친절함에 난 취했다.
그저 널 많이 좋아한다.
너 없는 곳에서도 네 이름을 부른다.
고백이란 못된 망상을
입 밖에 내뱉는 순간 멀어지는 게 두렵다.
너에게 난 상상도 못 할 이방인이기에 우린 등을 돌릴 것이다.
결국 착하디 착한 너의 위로가 우리를 감쌀 게 무섭다.
공기의 흐름이 바뀌는 순간 친구로서 지내지 못한다.
네가 나에게 솔직하지 못할까 봐 겁난다.
너에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된다는 게 나란 존재가 하루를 버티는 이유란 걸 넌 알까.
털어놓는 너의 진심이 그저 애리고 애려도 계속 듣고 싶다.
너의 고통을 모조리 내가 빨아 들이고 싶다.
너에겐 오직 너만이 낼 수 있는 찬란함으로 가득하길 빌고 싶다.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난 그저 네가 너였으면 좋겠다.
꾸미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흉내 내지 않는 내 앞에서의 너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