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의 선이 직선이 아닌 곡선이길 바랐다.

by 지해롭게

너와 나 사이 존재하는 선이

곧게 뻗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한 직선이 아닌

곡선이길 바랐다


가끔은 부서지기 직전에 점이 되어

네가 너를 다 보여주기도 하고

훗날은 가을바람 따라 흩어져

우리를 감싸는 원이 되기도 하고

그러길 바랐다


너에게 날 보여주기 겁나지만

유영하듯 찰랑이는 파도가 되어

윤슬로 널 위로하고플 때가 있다


자로 잰 듯 곧게 뻗은 직선이

해질 무렵 윤슬처럼 곡선이

된 그날

널 향한 나의 선은 무너졌다

점은 물을 엎지른 듯 맘을 뒤덮었다


한 없이 너에게 선을 낮추고 싶지만

그저 만 번이고 참으려 한다

너의 선도 소중하기에

나의 선을 감추려 한다


너란 선이 넝쿨째 나를 집어삼킨 여름,

갑갑함의 숨 막혀도 좋았다

이젠 가을바람 타고

느슨하게 너의 곁을 맴돌고 싶다


네가 넘어오길 매일 바라고 싶다

너의 웃음이면 선이 풀어질 듯하다

그래, 너로 인해 춤을 추는 선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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