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주 Feb 17. 2024

모두를 위한 놀이터가 있다고?

스웨덴에서 만난 놀이터


2018년 1월,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Child Culture Designd 석사과정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었다. 세상에 들어본 적 없는 학과 이름에 놀라기도 했고 그래서 더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된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을 공부하는 학과길래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함께 생겼다.


북유럽은 워낙에 복지 국가로 유명하고 그중 스웨덴은 특히 어린이에 대한 복지가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 직접 살아보면 얼마나 아이들을 위한 복지가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스웨덴의 출산율은 우리나라보다 3배 정도 높고 특히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60% 정도는 아빠들이었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건 스웨덴에서는 너무도 일반적인 일이다. 스웨덴의 부모수당은 육아휴직과 함께 월급의 일정금액을 받고 아이 한 명 당 480일이 육아휴직 기간으로 주어지며 그중 390일은 수익의 80%까지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자랄 때까지 한 아이당 한 달에 70만 원 정도 아동수당이 따로 나온다. 이렇듯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환경은 더불어 잘 되어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다양한 놀이터들이 정말 많다.



(1) 실내 놀이터

Museum of World Culture의 실내 놀이터

내가 살았던 예테보리 시내에 ‘Museum of World Culture’라는 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에 많은 아이들이 누구나 올 수 있게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실내 놀이터를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많은 키즈카페와 아동을 위한 공간이 생겼지만, 그 당시가 2018년이었기 때문에 실내에 이렇게 좋은 놀이터가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스칸디나비안식으로 해놓은 시설 디자인 하나하나가 정말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밤이 빨리 오는 국가라서 그런지 조명 몇 개로 공간에 다채로움을 만든다는 점이 참 아름다웠다.



(2) 야외 놀이터

스웨덴의 눈오는 날 놀이터

야외에서 만난 놀이터들은 다양한 시설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꼭 물을 사용한 놀이시설들이 놀이터 구석구석에 설치되어 있었다.


야외에 있는 놀이터를 주의 깊고 보기 시작한 건 아무렴 수업 덕분이었다. 한 달 동안은 아이들의 특성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하루종일 관찰하는 것이 수업의 일부였기 때문에 가만히 놀이터에 앉아서 아이들과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을 관찰했다. 날은 추웠지만 놀이터가 동네 사람들의 소통창구가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저기서 아이들이 놀 수 있다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놀이기구들은 성인이 놀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큰 스케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과 놀아주던 부모들도 신나게 아이들과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 모두를 위한 놀이터

장애인을 위한 농구대

특히나 놀이와 놀이터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스웨덴은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나 장애인들이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버스와 트램도 휠체어뿐만 아니라 유모차도 들어갈 수 있게 낮게 만들어져 있었다. 마찬가지로 놀이터에서도 모두를 염두에 두고 놀이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 당시 나에게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모두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유행을 하고 있을 때였지만 이미 이곳에서는 모든 삶에 녹아져 있으니 말이다.



(4) 워크숍

예테보리의 초등학교에서 워크숍 중 사진

그리고 나머지 네 달은 폴란드 Kielce라는 도시에 직접 놀이터를 설립하는 과정을 가졌다. 그 과정 중 예테보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놀이터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굉장히 활동적이고 어른 네 명이 워크숍을 진행해도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넘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좋은 놀이터를 많이 보고 자라서 그런지 워크숍의 결과 또한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양한 미술 재료를 다루는데 굉장히 익숙했기 때문에 큰 설명이 없어도 이미 주체적으로 뚝딱 놀이기구들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클라이밍이나 구름다리를 많이 만들었는데 스릴 있는 놀이터를 원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완성한 것을 보면서 큰 만족감을 느끼는 아이들의 설레고 즐거움 넘치는 얼굴을 보며 진정한 행복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데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역시 더욱이 웃기 위해서는 놀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놀이의 반대는 일이 아니다. 우울이다. -Brian Sutton Smith


이전 05화 다양한 나라의 놀이터를 둘러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