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받아주지 않은 걸 후회한 채 잠이 들었다. 날은 밝았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학교에 간 다음 날이었다.
후회를 없앨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우리 반 난롯가에서 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해민이 왔다. 컴퓨터 앞에 앉은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두리야 안녕. 금이는 엿먹어. 나은이는 %$#$*$@.."
한 번 더 인사를 하면 받아주려고 했는데 뒤에 말이 이어지는 바람에 하지 못했다. 나는 또 그 순간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어제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는데도 인사를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집에 가는 길.
오늘은 그 무리들이 우리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염아와 내 바로 앞에 걸어가고 있던 그들 중 인성이 뒤를 돌아보더니 우리에게 쌍둥이라고 했다. 염아와 나는 생김새가 닮진 않았지만 붙어다니는 시간이 많았다.
"뭔 쌍둥이."
인성의 말에 힐끗 돌아본 해민이 말했다.
이윽고 얼마 전 사귀기 시작한 연희와 유건 커플이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닭살이었다. 이어서 희안이 해민에게 가는 것도 보였다. 해민이 희안에게 뭐라고 하면서 웃는 모습을 보며 좋아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연희와 유건처럼 손을 잡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