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야 두리야, 해민이 말이야."
"왜?"
"수희랑 사귄대!"
"..."
생각지 못한 조합이었다. 해민은 나를 그렇게 괴롭히고, 떠보다가 결국 다른 애와 사귀었다.
두 번째다. 이제 그 애와 내게 남은 것은 없었다.
해민은 수희와 꽤 오랫동안 사귀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3학년 내내?
희안과 사귀었을 때와 달리 그 애와 사귀고 나서는 더 이상 내게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여태 그랬듯 아무런 액션이 없었다. 충격을 받았지만 티내지 않았다.
그렇게 그 애와 나 사이엔 많은 것이 있었지만 아무 것도 없이 끝이 났다.
유건과는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갑작스런 친밀감 형성에 나만 들뜨고 나만 기대하고 좋아하다가 시들해졌다. 말을 텄고, 그냥 좀 친해졌다는 것 그 이상의 무엇도 없었다.
그와 함께 중학교 생활도 끝나고 나는 같은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에, 그 애는 다른 곳에 있는 고등학교에 가게 되어 더 이상은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애와의 이야기는 그렇게, 조그만 일기장에 기록되어 묻혔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허무하고 어이없게 끝이 난, 반응할 줄 몰랐던 여자애와 제멋대로였던 남자애의 이야기가 적힌 열다섯의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