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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성 Feb 25. 2024

15. 에필로그

짝사랑의 태도

늘 궁금했다. 그애는 그때 왜 그랬던 걸까. 왜 그렇게 날 괴롭혔던 걸까.

좋아하면서 왜 그런 식으로 행동했던걸까. 설레지만 좋지 않은 기억도 많았던 일기장에 담긴 열 다섯은 그렇게 궁금증을 남겼다.





박스에 담은 수권의 일기장 중 소설책처럼 읽고 싶은 일기, 우울하거나 심심할 때 꺼내서 읽고 싶은 일기, 당시의 감정을 느끼며 설레고 싶을 때 읽일기는 분홍 캐릭터 일기장 단 한권이었다. 표나게 표현했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던 짝사랑의 태도는 설레지만 후회와 아쉬움을,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의 행동의 이유는 단 하나였다.


'관심 받고 싶어서'


나로서는 백만 년이 지나도 이해 못 할 이유지만 철없고 어렸던 '애'에겐 그게 최선이었나보다.


건드리고, 괴롭히면서 한 마디라도 붙이고 한 번이라도 자기를 보게 만드는 것이 그의 방식이라면 방식이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씁쓸하게도 내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 위험한 방법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 오랫동안 나를 좋아해줬다는 사실은 변함없이 기쁘며, 두근대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내게 여전히 강렬했던 고백과 과격했던 표현, 허무한 결말을 기억을 주고 별 것 없을 뻔했던 중학교 시절을 여러모로 특별하게 만들어 줬으니 그걸로 됐다.


표현하는 방식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랐던 그애와 나는 지독히도 맞지 않아 아무 일도 없이 끝났지만 나는 또 훗날 일기에 적힌 문자들이 사락 잊힐 때쯤 꺼내어 설렘을 마음껏 느낄 것이다.




-열 다섯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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