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의 덧없음을 깨우친 듯한 이 친구들의 대화가 너무 재밌고 웃겨서 캡처를 했고, 카카오톡 배경화면으로까지 설정 했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 책의 세 번째 에세이주제가 되어주었다.
우린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태어나서 살고 있을 뿐이다. 몸이든 마음이든 어디 한구석 아픈 곳이 있더라도, 숨이 붙어 있다면 우린 살아있을 뿐이다.우린 사람일 뿐이지 사건, 물건, 음식이 아니다.비교, 분석해서 더 나은 것이 뭔지 등급을 매기고 분류할 수 없는, 영혼과 언어를 가진 생명체다. 우리의 겉모습을 정말 가죽처럼 다 벗겨내 버리고, 각자의 영혼만 꺼내서 볼 수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자. 사람들은 그 영혼마저 비교하고 급을 나누며 재밌어할지도 모른다. 다 안다고 착각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다. 기괴한 것 같다.
우리는 소비를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하던 행위를 그 소비를 하는 주체인 인간에게까지 하고 있다. 네가 낫네, 내가 낫네, 쟤가 낫네, 얘가 낫네. 우린 평생을 이러고 살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인간도 결국엔 동물이야. 원초적인 것에 이끌리기 마련이라고."
이것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우리의 전부를 표현해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이 그렇게 일차원적이지는 않잖아!
“그냥 산 것도 대단해”
이 말은 반대로, 참 복잡한 우리 삶을 단순하게 표현해준 것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리거나 사라지는 것만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변화라는 게 사실 기적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이 있듯, 변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니까. 그런데 우린 죽을 때까지 변화한다. 우리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더 나빠지거나 더 나아지거나. 그 어려운 ‘변화’라는 걸 우린 매일매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존재 자체가 사실 기적인 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굿 플레이스’ 내용 중에,
주인공이 블루베리 머핀을 사 먹었는데 그 머핀의 재료로 사용된 블루베리가 불법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것이었고 그 머핀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본의 아니게 인생 점수가 차감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항상 결정을 빠르게 못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던 그 주인공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었다고 또 점수가 왕창 차감당한다. 그래서 사후에 굿 플레이스가 아니라 배드 플레이스(내용상 지옥과 가까운 곳)에 보내진다.물론 드라마상 내용이고 결국엔 상상으로 만든 픽션이지만 적어도 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들이 이미 세상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블루베리 머핀을 사 먹는다던가, 성격이 이렇다던가 하는 정말 사소한 것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