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만에 집 밖에 나가면 겪는 몸의 변화

운동을 다시 시작한 이유

by 실재

본가에 들어온 뒤 계속 집에만 있다가 5일 만에 외출을 했더니, 다음 날엔 경미한 근육통이 찾아왔다. 거의 걷지 않으니 근육이 점점 사라지는 게 느껴져,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내내 집에만 있다가 운동하러 체육관에 가는 데까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다. 첫날엔 오티 수업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은 간단한 운동만 했는데도, 다음 날 근육통이 찾아왔다.


어제는 크로스핏과 킥복싱 수업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다른 회원들이 하는 운동의 90% 정도를 따라 했다. 정해진 운동 루틴을 3라운드 진행해야 했지만, 1라운드를 끝내기도 전에 여러 번 숨이 가빠져 쉬어야만 했다. 얼굴이 흙토마토처럼 붉게 달아올랐지만, 의외로 할 만했다. 미트를 칠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쨉에서 어퍼컷으로 넘어갈 때마다 잠깐 멈칫하게 됐다. 로우킥을 차고 나서 원투를 하려면 생각하느라 또 멈칫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운동이 끝난 뒤 근처 스타벅스에 들렀다.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책을 끝까지 읽고 싶어서였다. 그곳에는 내가 바라던 적당한 소음과 각자 할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어 좋았다. 나도 그 분위기에 스며들어 책을 꺼냈다. 집이 아닌 곳에서 책을 읽으니 훨씬 더 오래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엔 하루에 15분 겨우 읽던 책을 두 시간이나 읽었다. 양옆에 각자 할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적당한 소음이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주었다. 15분이란 짧은 시간에도 만족감을 느꼈었는데, 그보다 긴 시간 집중하고 나니 엄청난 뿌듯함이 밀려왔다. 책을 거의 다 읽을 즈음, 한 일행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배고픔까지 밀려오자 더는 집중할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고 다짐하며 누웠다. 그런데 이상하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두 시간 넘게 뒤척이다가 갤러리를 열어보고서야 깨달았다. “아, 저녁에 시음용 아몬드크림 오트라떼를 마셨지…” 소량의 카페인에도 잠들지 못했다. 새삼 카페인의 영향력을 다시 느끼며, 다음에 또 이런 경험이 생기면 무조건 받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책을 더 읽는 건데. 아무튼 그렇게 또 늦게 잠들었고, 오늘도 오후 2시에 일어났다.


사실 10시 30분에 한 번 일어났지만, 근육통으로 피로를 느껴 다시 잠들었고, 12시 30분에도 일어났다가 같은 이유로 또 잠들었다. 결국 2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일주일 넘게 내 기상 시간은 오후 2시다. 기상 시간이 늦어진 건, 밤늦게까지 핸드폰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다가 늦게 잠들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계속 늦게 자다 보니 오후 기상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늦은 기상 시간의 영향으로는 ‘또 늦게 일어나 하루를 늦게 시작한다’는 절망감, ‘어쩔 수 없지’라는 자책과 합리화, 그리고 늦게 일어난 만큼 하루가 짧아져 늦게까지 깨어 있고 싶은 충동 등이 있다. 정말 게으른 백수 같다. 기상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선 루틴이 필요할 것 같다. 매일 같은 시간에 샤워를 하고, 잘 준비를 마친 뒤 핸드폰을 멀리하는 것처럼. 비록 쉽지 않겠지만, 또 절망하는 일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좋은 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보고 싶다.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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