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기준에서 벗어나기
하루 15분,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지 하루 만에 잊었다.
오늘은 유난히 바쁜 날이었다. 평소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운동이나 약속 한 가지 정도를 겨우 해내는 게 전부다. 그런데 오늘은 운동을 하고, 줌 수업도 듣고, 약속이 두 개나 있었다. 하루에 이렇게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니, 나 스스로도 놀라웠다. 마치 지난 4일의 시간을 하루에 압축해 보낸 것 같았다. 직접 겪고 나니 새삼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버겁게도 느껴졌다.
하루를 꽉 채워 보내고 나면, 전에 설렁설렁 흘려보낸 날들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 봤자 바뀌는 건 없다.
장점으로 단점을 눌러보자. 느슨하게 보낸 시간들은 어쩌면 충전의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느긋하고 여유롭고, 때로는 게으르다 느낄 정도로 충분히 쉬어왔기에 오늘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 본다.
또 하나, 갖지 못한 것보다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하고 싶다. 모두가 ‘갓생’을 외칠 때 ‘그냥생’을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삶에도 분명 의미와 가치가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기보다 그저 다른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싶다. 내가 보낸 하루하루를 한심하게 여겼던 감정마저도 어쩌면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숨 가쁜 하루였다.
쏟아지는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열두 시가 다 되어갈 즈음엔 “아, 그거!” 하며 떠오른 일들을 급하게 해치웠다.
이런 숨 가쁨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뿌듯했다. 힘든 일이라면 마다하던 내가 오늘은 그 힘듦을 받아들이고 해냈기 때문이다. 그 감정은 희미하지만 오래 남는다. 게으름에 파묻혀 있다가도 문득문득 부지런히 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는 어쩌면 ‘하지 않음’을 선택한 하루일지 모른다.
나는 내 속도를 지키고 싶다. 바쁜 현대 사회 흐름에 조금은 반항하듯, 물결을 따라 흘러가지 않고 혼자 물 밖에 잠시 앉아 있는 것처럼. 저만치 흘러간 물살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들어갈 타이밍을 고민하곤 한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그냥 내뱉었다. 완벽하려는 마음은 내려놓기로 했다. 완벽보다 완성을, 완성보다는 꾸준함을 추구하는 것. 그걸로 오늘은 충분하다.
2025.02.21
요약: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 그동안 게으르게 보냈던 하루에 대해 생각하는 글. 게을렀던 날들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그냥 다른 하루였고, 좋은 점이 있었다고 생각하려 함.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도 ’하지 않음‘을 선택한 하루일 뿐이라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