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알레르기 통계
로스 : 너 파이에 뭐 넣었어?
모니카 : 버터, 계란, 밀가루, 라임, 키위..
로스 : 키위…?! 나 키위에 알러지 있잖아!
미국의 인기 클래식(?) 시트콤 <프렌즈>의 한 장면이다.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의학드라마에는 발렌타인 데이에 남친이 준 땅콩 초콜릿을 먹고 응급실을 찾은 여자아이 일화가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서양 문화권의 콘텐츠에는 음식알레르기 관련 에피소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음식 알레르기가 서구권 만큼 일반적이지는 않다. 한 때 우리가 마늘이랑 김치를 많이 먹어서라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필자는 알지 못함) 과연 한국은 알레르기 안전지대일까?
국내 식품 알레르기 관련 통계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6~16세 알레르기 유병율은 15.8%로, 2000년 5%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출처 <국내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제의 현황과 문제점>, 2019/4/30)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0–18세의 2,901건의 #식품알레르기 조사한 결과
국내 소아 식품알레르기 환자에서 흔한 유발식품은 계란(27.4%), 우유(26.6%), 호두(7.2%), 밀(6.2%), 땅콩(5.5%), 대두(2.4%), 새우(2.2%) 등이다. 계란과 우유는 성인이 되면 없어지기도 하나,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성인 알레르기로 갑자기 발병하기도 한다.
한국의 식품 재료 표기법
2015년에 영국에서는 땅콩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표기하지 않은 채 음식을 판매한 식당에서 #알러지 반응으로 손님이 사망한 사고가 났다. 이 때 점주는 상해치사 혐의로 처벌 받았다. (출처 : 변호사닷컴 법률뉴스(2015/3/22))
한국은 포장 식품에 대해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19가지 항목, 22가지 식품을 포장지에 표기하도록 한다. 그러나 비포장 식품, 즉 식당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경우, 이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필자와 같이 만약 계란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식당을 이용할 때 "여기 계란 들어가나요?" 라고 일일이 물어야 한다.
(질문을 받는 직원들은 대개 당황해한다.. 그럼 난 미안해하며 "제가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라고 고백한다….)
음식알레르기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영유아, 청소년 층에서 음식 알레르기 유병율이 높아지고 있다. 음식 알레르기로 포털에 검색을 해보면, 아이가 계란알레르기인데 만지기만 해도 반응을 한다, 우유 알레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대학병원을 방문한다 등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단순 편식을 하거나, 사회적 소신으로 비건 식단을 고수하는 사람들과 약간 다르다. 특정 음식이 단기적으로는 오늘 하루를, 장기적으로는 내 건강 자체를, 심하게는 목숨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피해야만 한다.
글을 준비하며 외식을 할 때마다 식품표기를 눈여겨 보고, 가게 점원들에게 질문도 많이 했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들 대부분이 음식 알레르기 이야기에 당황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장님 중에서 메뉴에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 들어가있는지 여부를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알아야 한다. 내가 파는 음식, 내가 일하는 식당의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음식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판매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이를 잘 알아야 한다. 비포장 음식 재료표기에 대한 법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집단 급식소에서의 재료 표기와 식단 분리를 통해 자구력, 판단력이 미성숙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조치가 급선무일 것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음식 알레르기는 먼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천식, 아토피, 습진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만큼, 식품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제도적 보완, 사회적 인식 향상을 통해 안타까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